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로 세계 각국이 빗장을 걸어 잠근 지 수 달째. 당장 문 밖으로 외출하는 것마저 망설여지는 요즘 해외여행은 마치 막연한 꿈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자유로운 작품 활동을 펼치는 예술가가 있으니, 바로 “광장공포증 여행자(The Agoraphobic Traveller)”라는 이름으로 더욱 잘 알려진 포토그래퍼 제키 케니(Jacqui Kenny)다.
런던(London) 출신의 제키 케니는 그녀의 별명처럼 약 10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광장공포증과 싸우고 있다. 그런 그녀가 다양한 풍경들을 담아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구글 스트리트 뷰(Google Street View)를 이용했기 때문. 자신의 아픔을 개성으로 승화시킨 그녀는 전문적인 “방구석 예술가”의 길을 택했고, 2016년부터 스트리트 뷰를 이용해 사진을 찍어왔다. 그렇게 차곡차곡 모인 사진들은 인스타그램 계정에 쌓였고,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녀는 사람이 많은 도시보다 한적한 시골 동네의 풍경을 주로 포착하는데, 이는 이미지를 통해 외로움과 소외감을 담아내고 싶다는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 것.
런던의 작은 방에 앉아 페루, 멕시코, 몽골, 세네갈 등의 풍경을 공유하는 그녀는 그야말로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적합한 예술가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답답한 일상을 환기해 줄 그녀의 사진들을 천천히 감상해보자.
The Agoraphobic Traveller 공식 웹사이트
Jacqui Kenny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Jacqui Ke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