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미국 그래픽 디자인의 새 시대를 연 Lester Beall의 포스터

1930년대 당시 미국 그래픽 디자인과 광고의 전통을 거부하고 유럽 아방가르드의 영향 아래 새로운 형태의 모더니즘, 즉 전통에서 벗어난 현대 디자인의 시각적인 접근을 제시했던 미국의 그래픽 디자이너, 레스터 빌(Lester Beall)의 포스터를 소개한다.

루스벨트 대통령 시절,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미국 농촌 전력청(REA)이 설립되었고, 빌은 이에 속한 디자이너로서 공공 개선 프로젝트를 위한 포스터를 제작하며 자국 내에서 큰 명성을 얻었다. 명료함을 기반으로 한 빌의 포스터는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포토몽타주를 적극적으로 차용하며 당시 미국의 전통적인 상업 일러스트레이션이 현대적인 그래픽 디자인으로 전환하는 기틀을 닦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에게 사진은 드로잉을 보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친밀한 표현 수단이었고, 그것을 절묘하게 조합한 방식은 곧 추상과 판타지를 현실과 혼합할 수 있는 잠재력이라 인식했다. 사진술이 발전함에 따라 현대의 그래픽 디자인은 다시 한번 큰 시각적인 전환의 시기를 맞이하는데, 빌의 작업물은 바로 그 역사를 방증하는 훌륭한 사례. 커뮤니케이션 언어가 문자에 기반한 구시대적인 관습에서 벗어나는 데 ‘포스터’가 핵심적인 매체로 자리 잡기까지, 레스터 빌은 그 포스터의 영향력을 온전하게 증명했던, 미국 그래픽 디자인의 새로운 시대를 연 인물.

마티즈에게서 예술적인 원천의 큰 빚을 졌다고 말하는 빌은 유럽의 현대미술이 디자인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예술을 진지하게 대하는 그의 태도와 강렬한 욕망은 광고에 예속된 한정적인 그래픽 디자인의 범위를 넘어 정력적인 개인 작업으로 이어졌다. 그는 순수 예술과 응용 예술을 구분하려는 이론적인 경향에 완강히 거부했다. 자유로운 창의성, 매체의 다양성을 기반으로 실험적인 작업을 끊임없이 추구한 디자이너로 결코 작지 않은 정신적인 유산을 남긴 레스터 빌의 포스터를 감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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