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기로 유명한 중국인의 담배 사랑은 공공장소에서의 금연정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사그라지지 않는다. 담배를 나눠 피우거나 담뱃불을 붙여주며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오랜 문화에서 이어진 관대한 흡연 문화와 후한 담배 인심은 타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특별한 장면을 연출한다. 그들의 일상생활에서는 별다를 것 없는 보편적인 문화일 테지만, 프랑스 출신의 큐레이터 토마스 소뱅(Thomas Sauvin)이 풀어낸 중국인의 담배 문화는 색다르거나 기이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토마스 소뱅은 베이징 외곽의 재활용 공장에서 구입한 대량의 네거티브 필름을 수집해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지역 시민 및 사회의 변화를 기록했고, 폐기될 예정이었던 필름들은 ‘Beijing Silvermine’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로 한데 엮어졌다. 그중 하나인 사진집 ‘Until Death Do Us Part’는 그들이 결혼식에서 담배를 교류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순간의 이미지들을 담고 있는데, 보편적인 방식과는 사뭇 다른 각각의 장면은 실제 담뱃갑 형태를 모사한 패키지로 제작되어 주제의 몰입도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이제는 사라져가는 모습을 창의적인 방법으로 담아낸 토마스 소뱅의 ‘Until Death Do Us Part’를 함께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