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오모리현에 위치한 작은 마을, 이나카다테(田舎館村). 현 내에서 가장 작은 마을이며, 마을 주민도 적은 이 마을은 연간 3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는 일본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다. 열도 최북단의 이 별 볼 일 없는 마을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게 된 것은 바로 이곳에서 매년 진행되는 거대 논 아트, 즉 탄보 아트(田んぼアート)를 구경하기 위함이다.
탄보 아트의 시작은 젊은 연령층의 부족으로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던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을부흥추진협의회를 구성할 정도로 지역 활성화를 위해 고민했던 이들은 1993년, 지역 특산품인 쌀을 널리 알리기 위해 면사무소 뒤편에 있는 논에서 벼농사 체험 투어를 시작하게 된다. 주민들은 행사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농사의 즐거움을 알리기 위해 각양각색의 벼 품종을 사용해 논 위에 글자와 그림을 수놓기 시작하는데, 바로 이것이 지금의 탄보 아트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본래 200명 규모로 진행된 작은 행사였지만, 이후 NHK를 통해 전국구로 방영되면서 이 행사는 현재 매년 1,300명 이상이 참여하는 큰 이벤트로 진화했다. 현재 탄보 아트에 사용되는 벼의 품종은 총 13가지이며, 매년 아나카다테 마을부흥추진협의회에서 새로운 디자인을 선정한다. 이 행사의 한 가지 귀여운 포인트는 마을의 미술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탄보 아트의 최종 도안을 그린다는 점. 완성된 디자인은 마을 주민들과 일반인 참가자들이 함께 힘을 합쳐 완성해낸다.
이나카다테에서 시작된 탄보 아트는 현재 일본 각지의 약 40곳으로 확대되어 일본 전 지역에서 탄보 아트 서미트가 개최될 정도로 큰 행사가 되었다. 국내에서도 이를 이어받아 경기도 여주시 등 몇몇 지자체에서 시도 중이라고. 위 첨부된 탄보 아트 작품들을 감상하며 소외된 지역들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예술의 힘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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