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미용실의 경험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기억을 떠올려보자. 지저분한 뒷머리를 정리하거나 파격적인 변신을 도모하는 등 미용실 본래 목적에 가려져 있지만,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순간 못지않게 기다려지는 프로의 손길이 가미된 샴푸 시간 또한 일상에 찌들어있던 이들에게 활기를 되찾아 줄 수 있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터키 출신의 사진가 지한 온주(Cihan Oncü)는 불특정 다수의 미용실 고객이 이러한 내면의 평화 혹은 말 그대로 힐링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에 초점을 맞췄고 7개월간 그의 친구가 운영하는 미용실을 방문, 그들이 샴푸를 받는 시간을 촬영했다. 동시에 그가 온라인에서 접한 ASMR 영상에서 착안, 안정되고 편안한 상태를 제공해준다는 공통점 아래 꽤나 직관적인 방식으로 해당 사진 프로젝트를 명명했다.
아련하거나 사색에 잠기거나 심지어는 갖은 잡념을 떨쳐낸 듯 편안한 이들의 모습을 감상하며 내가 보낼 훌륭한 샴푸 시간을 상상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