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도쿄의 상징적인 건축물 중 하나였던 나카긴 캡슐타워(Nakagin Capsule Tower)의 철거 소식 이후 올해 4월부터 본격적인 해체 작업이 시작됐다. 1972년 준공된 나카긴 캡슐타워는 고층으로 지은 뼈대에 140여개의 직육면체 캡슐을 쌓은, 메타볼리즘 양식을 대표하는 현대건축물로 본래 25년 주기로 캡슐을 교체해 반영구적인 주거단지를 세우려는 의도로 준공되었으나 제각각인 캡슐 소유자, 그리고 높은 교체 비용으로 인해 단 50개의 캡슐만이 갈아 끼워졌다.
그 사이 콘크리트 노후와 안정성 문제로 2006년 나카긴 캡슐타워의 철거가 논의되기 시작했고, 5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역사 속으로 퇴장한다. 시카고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사진작가 미나미 노리타카(Noritaka Minami)는 철거가 결정된 이후 2010년부터 2021년까지 건축물을 촬영, 타워의 준공년도인 ‘1972’라는 제목의 프로젝트로 엮었다.
1972는 실제 사람이 거주한 각 캡슐 구석구석을 담았으며, 타워 내, 외부의 통로 등 나카긴 캡슐타워의 면면을 꼼꼼히 기록했다. 통일감 있게 모듈화된 내부 시설을 바탕으로 각자의 생활방식으로 꾸며진 캡슐과 함께 시간이 지나 주인이 빠져나간 텅 빈 실내 사진은 그 대비로 더욱 짙은 아쉬움을 남긴다. 천천히 감상해보자. 1972의 더욱 많은 사진은 아래 미나미 노리타카의 웹사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Noritaka Mina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