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2일, 생로랑(Saint Laurent)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한 장의 사진이 게시됐다. 절판된 마돈나(Madonna)의 누드 사진집 ‘SEX’가 마이애미 비치에서 열리는 아트 바젤(Art Basel)에서 공개된다는 것.
‘SEX’는 1992년 10월, 마돈나의 스튜디오 앨범 [Erotica] 발매와 함께 출간되었다. 미국의 패션 사진가 스티븐 마이젤(Steven Meisel)과 함께한 해당 사진집은 콘돔을 연상케 하는 메탈릭한 비닐 포장지로 큰 화제를 모았으며, 출간 즉시 150만부의 판매 부수를 기록했다. 높은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절판 이후 재출간 소식은 없었다. 미국의 온라인 서적 구매 사이트인 북 파인더(Book Finder)의 2011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이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찾은 절판된 책 1위에 마돈나의 ‘SEX’가 올랐다.
생로랑의 공지 이후, 마돈나의 팬 커뮤니티 마돈나-인피니티(Madonna-infinity)에서는 사진의 공개 방식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그중 많은 이들은 생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가 큐레이팅한 몇몇 사진이 아트 바젤 한정으로 전시될 것이라고 예상 중. 다만 아트 바젤의 공식 일정이 오는 12월 1일부터 3일까지인데 반해 생로랑이 공지한 일정은 11월 29일부터 12월 4일까지인 것으로 보아 별도의 전시 공간을 운영할 것이라는 추측도 일고 있다.
한편, 안토니 바카렐로는 2021년에도 아트 바젤 기간 마이애미의 해변에 일시적으로 전시실을 설치한 이력이 있다. 당시에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쇼 시부야(Sho Shibuya)의 작품 50여 점을 선보였다. 모두 일출을 표현한 작품인데, 이에 대해 안토니 바카렐로는 2019년 맨즈웨어 컬렉션 당시 말리부의 일몰이 인상 깊어 해당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아트 바젤에서 선보일 마돈나의 누드 사진집에서 받은 영감을 어떤 방식으로 컬렉션에 적용해 나갈지 궁금해지는 대목.
이번 아트 바젤에서의 사진 공개가 ‘SEX’의 재출간 및 판매로 이어질지, 혹은 전시에서 끝날지 이목이 쏠리고 있는 지금, 생로랑의 공식 계정에 올라오는 공지를 놓치지 말고 확인해보자. 운이 좋으면 강렬한 이미지와 각종 페티쉬로 가득한 마돈나의 전설적인 사진을 다시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지 출처 | Rolling St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