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눈으로 볼 수 없고 손으로 만질 수도 없는 투명한 조각상 ‘명상 중인 부처(Buddha In Contemplazione)’가 아트-라이트(Art-Rite) 경매장에서 한화 약 2,000만 원에 낙찰됐다. 이탈리아 예술가 살바토레 가라우(Salvatore Garau)가 제작했으며, 작품은 1.5×1.5m 크기의 정사각형으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으며, 말 그대로 무(無)로 만들어졌다. 살바토레 가라우는 “진공은 에너지가 가득한 공간에 불과하며, 우리가 비워내고 남는 것이 없다고 해도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의 불확정성 원리에 따르면 그 어떤 것도 무게가 없다”라고 말했으며, “따라서, 조각상은 입자로 응축되어, 우리로 변형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살바토레 가라우나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작품은 존재하고 있으며, 이 공간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라는 내용이 자막으로 안내된다. 밀라노 스칼라 광장 한복판에 배치된 작품을 비추며 ‘흰색 선 안에 조각상을 설치했다. 당신이 볼 수 없겠지만 존재하고 있으며, 공기와 영혼으로 만들어졌다’라는 설명이 이어진다. 해당 조각상은 실제로 볼 수 없고 만질 수도 없지만, 경매 낙찰자에게는 살바토레 가라우가 인증하는 진품 확인서가 제공된다.
2021년 6월, 해당 작품은 미국의 행위 예술가 톰 밀러(Tom Miller)가 “살바토레 가라우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훔쳤으며, 그에 대한 공로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톰 밀러는 2016년 보 디들리 커뮤니티 플라자(Bo Diddley Community Plaza)에서 눈으로 볼 수 없는 조각상 ‘나씽(Nothing)’을 먼저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톰 밀러는 자신의 공로를 인정받기 위해 살바토레 가라우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미지 출처 | Salvatore Gar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