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자료의 저작권이 소멸되면, 그 자료는 퍼블릭 도메인으로 전환되어 더 이상 상표나 특허, 지적재산권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된다. 즉, 작가나 아티스트, 회사의 소유가 아닌 대중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저작권이 소멸된 자료를 사용할 때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잦다. 도대체 왜 그런 걸까?
이에 영국의 영화감독 리처드 미섹(Richard Misek)은 “게티 이미지로 보는 세계의 역사(A History of the World According to Getty Images)”라는 단편 영화를 제작, 뉴스와 정부, 필름 메이커가 기록한 역사적인 순간이 어떻게 회사의 포로가 되어 있는지 탐구했다.
미섹은 세계 최대의 상업용 이미지 아카이브인 ‘게티 이미지’에 초점을 맞춰 값비싼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공공 영상에 대한 통제를 파헤쳤다. 한 예로 1906년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촬영한 마일스 형제의 단편 영화인 “마켓 스트리트 여행(A Trip Down Market Street)”의 경우 2016년 이미 저작권이 만료되어 무료로 제공되고 있지만, 게티 이미지는 영상 사용 용도에 따라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의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
이에 미섹은 판매되고 있는 여러 영상에 대한 사용료를 내고, 이전에는 무료로 접근할 수 없었던 클립을 교묘하게 편집해 온라인에서 무료로 스트리밍할 수 있도록 완성했다. 시각 자료의 불평등한 권력 관계를 꼬집고, 그리고 자본이라는 벽 앞에 갇힌 영상을 해방하는 것이 본 단편 영화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핵폭발 실험 영상부터 나사(NASA)의 달 착륙 장면, 천안문사태, 베를린 장벽 붕괴 등 그간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던 역사적인 순간을 ‘무료’로 감상해 보자.
영상 출처 | Richard Mis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