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닮는 걸까? 아니면 장르 팬들에게는 정해진 룩이라도 있는 걸까? 하나 확실한 것은 음악을 향유하는 방식이 곧 그 사람의 전반적인 취향, 라이프스타일, 패션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Where Childeren Sleeps’라는 프로젝트로 유명한 영국의 사진작가 제임스 몰리슨(James Mollison)은 이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다.
그는 2005년부터 수많은 콘서트장을 방문하여 가수의 팬들이 입은 룩을 사진 찍기 시작했다. 2011년까지 이어진 그의 작업은 약 500명이 넘는 팬들의 개인 사진을 가수별로 묶어 총 62가지 파노라마 이미지로 만들었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The Disciples’. 직역하자면 ‘추종자들’이 된다. 제임스 몰리슨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 단 한 사람의 아이콘을 모방하는 현상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마릴린 맨슨(Marilyn Manson)의 고스룩을 따라 하는 팬들의 패션은 100m 밖에서 보아도 한눈에 맨슨의 추종자임을 알 수 있다. 오아시스(Oasis)의 팬들은 전부 리암 갤러거(Liam Gallagher)와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의 패션에 얼굴만 다른 느낌이다. 50 Cent의 공연을 보러온 남성들의 머리에는 언제나 뉴에라의 59FIFTY가 걸쳐 썼으며, 케이티 페리(Katy Perr)의 팬들은 그녀의 시그니처였던 파랑 머리 혹은 분홍 머리를 하고 있다.
그 외에도 ‘The Disciples’ 프로젝트는 밥 딜런(Bob Dylan), 레이디 가가(Lady Gaga),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 스파이스 걸스(Spice Girls) 등 다양한 스타를 모방한 팬들의 모습이 담았다. 유유히 빛나는 스타들을 모방하기 위한 팬들의 이런 모습은 음악과 패션 그리고 라이프스타일 간의 흥미로운 상관관계를 보인다. 제임스 몰리슨의 다양한 작업이 궁금하다면, 직접 그의 웹사이트를 방문해 보자.
이미지 출처 | James Molli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