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1966년부터 1972년까지 오브제 작품의 비물질화: 일부 미학적 경계의 정보에 대한 상호참조 도서: 단편화된 텍스트, 예술 작품, 기록, 인터뷰 및 심포지엄이 삽입된 참고문헌으로 구성되며, 연대순으로 나열하고 이른바 개념 또는 정보 또는 아이디어 미술에 중점을 두어, 현재 미대륙, 유럽,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아시아에서 나타나는 미니멀, 반형태, 시스템, 대지 또는 과정미술과 같은 모호하게 정의된 분야에 대해 (종종 정치적인 의미를 함축하며) 언급한 것으로, 루시 R. 리파드가 편집하고 주석을 달았다.’
강렬한 빨간색 표지의 전면을 차지한 이 텍스트는 책의 제목이다(이하 책의 제목을 ‘‘6년: 1966년부터 1972년까지 오브제 작품의 비물질화’라 한다). 두꺼운 책의 두께와 더불어 한눈에 읽기에 어려운 제목이 거리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형식은 이 책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준다. ‘6년: 1966년부터 1972년까지 오브제 작품의 비물질화(Six Years : The Dematerialization of the Art Object from 1966 to 1972)’는 60~70년대 개념미술의 태동과 함께 활발히 활동했던 비평가 루시 리파드가 자기 경험을 인용한 일종의 자기 참조적 레퍼런스 북이다.
이 책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념미술이 태동한 미국의 사회상과 책의 저자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 60~70년대 미국은 냉전의 심화, 지속되는 베트남 전쟁과 반전 시위, 히피문화와 시민운동, 인종차별 등으로 혼란스럽고 격렬한 시간을 넘기고 있었다. 이 시기에 개념미술은 기존 예술에 대한 일종의 반동으로 태동했으며, 당시의 사회상에 즉각적으로 응답하는 동시대성이 가장 큰 예술 형식이었다. 루시 리파드는 이 시기에 가장 치열하게 활동한 전시기획자이자 미술평론가이다. 이 책의 시작인 1966년은 그녀가 MoMA에서 독립하여 활동하기 시작한 해로, 이후 리파드는 큐레이터의 역할을 단순한 작품 선정과 설치에서 전시기획, 저술 활동, 연구 활동 등으로 확장한다. 또한 그녀는 출판을 매개로 한 대안 기구 ‘프린티드 매터(Printed Matter)’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1966년부터 1972년까지 루시 리파드가 경험하고 기록한 개념미술을 연대기 순으로 담고 있으며 ‘비물질화(Dematerialization)’라는 키워드로 묶어낸다. 즉, 이 참고문헌의 참고 대상은 리파드 자기 자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우 주관적이면서, 당시 작가의 미술계에서의 활동 범위와 위치를 생각하면 굉장히 객관적이기도 하다. 당대 개념미술은 리파드를 빼놓고 논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1973년에 집필된 이 책이 2023년이라는 지금, 이 시점에 번역되는 것이 여전히 의미가 있는 이유는 책에서 다루는 예술적 실험이 여전히 전복적이고 유효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예술을 하고자 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참고문헌이 되기를 바란다. ‘6년: 1966년부터 1972년까지 오브제 작품의 비물질화’의 국문 번역본은 출판사 ‘현실문화’에서 출판되었으며 국내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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