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런던 시는 노숙자를 건물 주변에서 내쫓기 위해 바닥 곳곳에 철심을 박았다. 이내 많은 시민단체가 비인도적 행위라며 이를 비난했고, 마찬가지로 마트 주변에 철심을 박은 영국의 유통 전문업체 테스코(Tesco) 앞에는 시위까지 벌어졌다. 예술로써 노숙자와 대중을 연결하고자 하는 런던의 사회단체 카페 아트(Cafe Art)는 사회에서 외면 받는 노숙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이런 목적으로 탄생한 움직임이 바로 지금 소개하는 프로젝트다.
카페 아트는 거리의 노숙자에게 100개의 일회용 카메라를 나눠준 뒤 자유롭게 사진을 찍도록 했다. 거리를 둥지로 삼은 그들이 포착한 런던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무엇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노숙자는 예상과 전혀 다르게 놀라운 결과물을 보여준다. 일반 시민에서 노숙자가 되는 정신적 외상을 예술로 치유할 수 있다는 카페 아트의 말이 허무맹랑하게만 들리지 않는다. 6월 카메라를 배포, 한 달 후 거둔 사진 중 2,500장을 대중의 투표로 고른 후 후지 필름, 아마추어 사진 잡지, 노숙자 재활 단체에 심사를 요청해 12장의 사진을 최종 선택했다. 이는 미국 소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를 통해 ‘My London’이라는 이름의 달력으로 제작한 후 판매하며, 수익금은 전부 노숙자에게 돌아간다. 우리 역시 섣부른 시선으로 그들을 평가하지는 않았는지, 누군가 그랬다. 이 세상 모두는 예술가로 태어났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