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의 비명을 그리는 작가 김범

‘노란 비명’이라는 것도 충분히 의아할 법한데, 이를 그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해놓곤 냅다 ‘으아악’ 소리를 지른다. 전혀 예상치 못한 엽기적인 행동과 ‘어때요, 참 쉽죠?’하며 찡긋 웃는 밥 아저씨, 밥 로스(Bob Ross)를 패러디 한 이 영상은 보는 이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그러나 이는 1990년대 한국 동시대 미술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작가, 김범의 소작으로 엄연히 미술관의 전시되어 있는 하나의 작품이다. 알고 보면 왠지 웃음을 참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당황스럽기도 하다. 게다가 각기 다른 감정의 비명마다 달라지는 노란색의 채도. 영상이 진행될수록 점점 얼굴이 굳어진다.

김범은 특유의 재치로 관람객을 웃게 만들지만 동시에 농담처럼 툭 던진 의미심장한 이미지로 관람객의 자기 성찰을 유도한다. 몇몇 언론과 비평가들은 해당 작품인 ‘노란 비명’ 그리기’를 두고 그가 창작자의 고뇌, 아픔, 환희, 슬픔을 ‘비명’에 집약해 그들의 애환을 해학적으로 풀어냈다고 해석한 바 있다. 작가 김범은 자신의 작품을 두고 관람객에게 다음과 같이 전했다.

“비명이 꼭 슬프거나 화났을 때만 지르는 것이 아닙니다. 기쁠 때도 지를 수 있어요. 노란색은 위험을 뜻하기도 하지만 명랑함을 뜻하기도 합니다. 당신도 노란색의 비명을 질러가며 살길 바랍니다”


이미지 출처| 리움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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