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폐허 전문 사진작가 토시보(Toshibo)가 올해 초 첫 작품집 ‘ゲーム旅’를 발간했다. 타이틀을 직역하자면 ‘게임 여행’. 더 이상 기차가 다니지 않는 철길, 이제는 방문객이 찾아 오지 않는 빈 료칸, 녹이 슨 우체통 그리고 잡초가 무성히 자란 버려진 학교와 극장들. 토시보는 RPG 게임의 단골 배경이 될법한 현실의 공간들을 오랜 시간 카메라에 담아왔다. 그의 첫 인스타그램 포스팅이 2018년이니, 그의 실질적인 폐허 사랑은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였을 것.
‘게임 여행’는 토시보의 폐허 아카이브 중에도 비디오게임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작품을 모은 사진집이다. 마치 몬스터가 튀어나올 것 같은 숲 속의 폐허부터 신성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은 발전소, 체력 회복을 회복해야만 할 것 같은 햇살이 드는 웅덩이까지. ‘RPG를 여행하다’, ‘공포를 여행하다’, ‘종말의 세계를 여행하다’ 총 3개의 챕터로 구성된 사진집은 각 테마에 맞게 그 분위기를 달리한다. 특히 두, 세 번째 챕터에서는 폐허 특유의 황량하고 으스스한 분위기가 공포 게임을 하는 것과 같이 아카이빙되어 있다.
토시보는 비록 오랜 시간 폐허 사진을 찍어왔지만 사진집을 통해 단순 폐허 아카이빙이 아닌 ‘읽고 나가는 즐거움’ 즉, 여행의 기쁨을 전하고 싶어 게임의 형식을 취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집은 폐허가 된 도쿄의 모습을 그리는 크리에이터 도쿄환상과의 특별 대담도 수록했다고 하니, 폐허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이라면 확인해 봐도 좋을 것. ‘게임 여행’은 아마존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