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의 언더그라운드 파이트 클럽을 기록한 사진집, ‘Backyard Fights’

한 시골 마을, 한적한 들판에서 사내들의 커다란 함성이 들린다. 그 사이 주먹과 살이 세게 부딪히는 소리, 두 남성이 뒤엉켜 싸우고 있다. 무슨 일인가 싶겠지만, 이는 동의된 싸움이다. 이 장소의 이름은 ‘스트리트비프(Streetbeefs)’, 미국 버지니아주의 언더그라운드 파이트 클럽이다.

스트리트비프의 주최자는 스카페이스(Scarface)라는 닉네임을 지닌 남자로 폭력과 마약으로 얼룩진 자신의 동네, 그리고 이를 제대로 돌봐주지 않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불신으로 이러한 파이트 클럽을 열게 되었다고 한다. 그 역시 과거 범죄를 저질러 수감된 적 있던 전과자로 서로 간의 갈등을 총이 아닌 주먹으로 해소하는 것이 조금 더 옳은 방향이라고 판단, 각자 문제를 지닌 이들을 초대해 싸움을 주관한 게 스트리트비프의 출발점이다.

2008년에 시작된 이후, 수천 번의 싸움이 진행되는 사이, 싸움에 참여하는 이들, 그리고 이를 구경하려는 이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이는 자연스레 로컬 커뮤니티로 발전하게 된다. 처음에는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싸움이었지만, 지금은 아마추어 격투가부터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이까지 다양한 목적을 지닌 사람들이 파이트 클럽에 모여들고 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버지니아 외 라스베이거스, 네바다, 애리조나, 텍사스에도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싸움을 중계하는 유튜브 채널 역시 유명하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포토그래퍼 브라이언 핀케(Brian Finke) 역시 버지니아에서 열리는 언더그라운드 파이트 클럽에 대한 소문을 들은 뒤 직접 마을에 방문, 무려 5년 동안 스트리트비프를 사진으로 기록, ‘Backyard Fights’라는 제목의 사진집으로 엮었다. 치고받는 싸움의 순간부터 다가올 결투를 준비하는 이들, 그리고 로컬의 모습까지, 뒷마당 싸움을 다양한 각도로 담아낸다. 특히, 색색의 조명을 활용해 거친 싸움의 현장을 외려 우아하게 표현한 사진이 인상적이다. 스트리트비프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보여지는 날 것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핀케의 사진, 조금 더 예술적인 시선의 싸움을 보고 싶다면, ‘Backyard Fights’를 펼쳐 보자. 해당 사진집은 LA의 예술 서적 출판사 햇 & 비어드(Hat & Beard) 공식 웹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

Brian Finke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Brian Fin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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