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도쿄 미드타운 어워드에 이름을 올리며 각광 받기 시작한 일본의 젊은 아티스트 타지마 다이스케(Daisuke Tajima). 수상과 함께 얻은 천만 엔의 상금도 놀랍지만, 그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그린 작품이다. 단순한 아파트 조감도 그 이상의 섬세한 작화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도시의 모습을 촬영해 온 것 같은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이 모든 장면과 극한의 디테일은 모두 그의 머릿속에서 탄생했다. 그가 작품을 그릴 때 사용하는 도구는 단 하나, 검은색 잉크 펜이다. 상당히 단출한 도구만으로 그리는 모든 그림의 크기는 사람 한 명의 키를 훌쩍 뛰어넘는다. 그만큼 작품에 들이는 노력 또한 대단하다.
도쿄 예술의 집약인 도쿄 미드타운의 수상과는 대조적으로 그는 어떠한 예술적 성공이나 야망에 전혀 관심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그 작품의 근원 역시 자신이 속하지 않은 곳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불안함을 완화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을 뿐이라고. 이러한 작가의 어두운 내면은 작품 속에 깊이 박혀있다. 고킨초대국(Gokinchotaikoku)이라는 이름의 상상 속의 도시, 빽빽한 건물 속 어떠한 생물도 찾아볼 수 없는 텅 빈 풍경은 복잡함과 공허함을 동시에 표현한다. 작품에 대한 타지마 다이스케의 마지막 한마디, “이것은 내가 믿을 수 있는 온전한 하나의 세계다.” 그림뿐 아닌 조각, 조소를 통해서도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그의 재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