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진한 검은색, 반타블랙(Vantablack)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2014년 영국 회사 서레이 나노 시스템(Surrey Nano Systems)에 의해 군사, 천문학을 목적으로 개발되었지만, 색(色)에 대한 열망은 예술가 역시 만만치 않은 듯하다. 반타블랙은 빛의 99.96%를 흡수해 그야말로 블랙홀과 같은 완전무결한 검은색을 만들어내는데 인간의 육안으로는 그 음영을 분간할 수 없다. 위 사진처럼 구겨진 은박지 위에 칠해놓기만 해도 끝없는 구멍, 혹은 완전한 평면으로 보이는 것이 특징. 이 반타블랙에 대한 쟁점은 이 안료의 독점권에 있다.
현재 반타블랙의 독점권은 인도 태생의 영국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에게 있다. ‘숭고함’을 토대로 다양한 추상조각품을 만들어내는 그는 현재 영국을 대표하는 예술가 중 한 명이라고 칭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반타블랙의 독점권을 얻은 후 표현의 자유를 앗아갔다는 빈축을 사고 있는 중. 유일무이한 색 반타블랙의 사용권에 대한 분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