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태생 포토그래퍼 프리케 얀센(Frieke Janssens)이 2012년에 발표한 사진 시리즈 ‘Smoking Kids’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충격으로 다가올 만한 사진들로 가득하다. 네 살부터 아홉 살까지, 아직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어린아이들이 근사하게 차려입은 채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역시 익숙하지 않다. 요즘 길에서 담배 한 대 피우면 마치 범죄라도 되는 양 따가운 눈초리를 받기 십상이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어떤 여유로움과 멋이 깃든 매력적인 문화로 묘사되곤 했다. 오죽했으면 “커피와 담배”라는 영화도 있지 않았나.
사진에 등장한 아이들은 일반 담배부터 시가, 파이프 담배까지 다양한 종류의 담배를 물고 있다. 우아하게 담배를 꼬나물거나 연기를 코로 내뿜는 모습, 성인의 그것과 다름없는 고독한 표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물론, 이것은 치즈스틱이나 분필을 활용한 연출일 뿐, 실제 담배를 피운 건 아니라고 한다.
작가는 어른들의 담배 문화에 노출되기 쉬운 아이들을 모델로 내세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인체에 백해무익한 담배가 우리 생활에 뿌리 깊숙이 자리 잡기까지 그 속을 들여다본다면, 자본주의의 어두운 단면과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담뱃값이 두 배로 뛰어도, 몸에 해로운 줄 알면서도 도무지 줄어들 줄 모르는 흡연율을 보면서 정부는 과연 미소 짓고 있을까? 직접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