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불면 쓰러져 테이블을 흥건히 적실 것 같은, 위태롭게 쌓인 물 잔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사진 속 물 잔은 아무런 변화 없는데 보는 사람의 마음만 불안하다. 사진은 와르르 무너지기 직전의 도미노처럼 긴박하게 보이지만 이미지로 구속된 순간부터는 영원히 균형을 유지할 것이다. 물 잔의 밑면은 오롯이 평면의 테이블과 맞닿아 있어야만 할까? 이 불안함은 사물을 향한 일종의 관념에서 비롯된 걸지도 모른다.
사진작가 ‘Csilla Klenyánszki’는 모든 형태의 기능과 숨겨진 가능성을 찾아낸다.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는 물체의 새로운 면, 사물의 잠재력을 연구함으로써 전과 다른 새로움을 보여준다. 그 순간을 이미지로 담기 위해 작가는 아무런 편견 없이 사물을 어린아이의 자세로 접근해서 ‘쌓기’라는 간단한 기술에 인내심을 더한다.
그녀는 이 작업을 상상과 논리의 결합. 현실과 환상 사이의 게임이라고 말한다. 사물을 쌓아 올리는 행동이 처음에는 어리석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결국 익숙하면서도 이상한 순간을 완성한다. 탁자 위에서 이뤄지는 상상.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오브제를 통해 비현실을 느끼게 하는 사진작가 ‘Csilla Klenyánszki’의 작품을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