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을 추억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장소가 있다면, 바로 놀이터일 것이다. 핸드폰이나 별다른 연락 수단이 없던 시절, 모든 친구는 놀이터에서 만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놀이터라고 한다면, 학교나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가 놀 수 있는 공간쯤으로 인식하기 쉽지만, 일본은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을 중심으로 세워진 많은 놀이터를 볼 수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볼 때 심심찮게 등장하는 놀이터는 국내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어린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일본의 사진작가 후지오 키토(Kito Fujio)는 미끄럼틀이나 시소, 철봉 등의 다양한 놀이 기구가 어린이에게 친숙한 모양새를 본 딴 것에 착안해 어둠이 깔린 놀이터를 방문, 갖가지 형태의 놀이터를 촬영했다. 놀이 기구의 내, 외부 조명을 설치해 촬영한 사진은 알 수 없는 신비감을 풍긴다. 어린이가 떠난 적막한 놀이터, 개구리와 로봇, 전화기 등 조형물의 역할까지 겸하는 놀이기구의 모습은 생경하면서도 재미있는 풍경을 만들어 낸다. 후지오 키토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도쿄와 오사카, 치바 등 일본 각지를 돌았다. 이외 그의 웹사이트에 방문하면, 일본의 아케이드 게임기, 건물을 주제로 한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많으니 시간을 내어 방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