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통적인 여성관을 깨트리는 사진작가 Luo Yang의 ‘Girls’ 시리즈

매체를 통해 접하는 중국 소녀의 이미지는 어딘지 신비롭다. 정부의 문화 검열 정책이 세계와 중국을 단절시킨 탓일까. 소셜 미디어 시대임에도 직접 발을 딛고 살아가지 않는 이상 2010년대 중국 여성의 삶을 상상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1984년생 사진가 뤄 양(Luo Yang)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중국의 소녀들을 촬영했다. 처음에는 친구, 지인으로 시작해 온라인에서 알게 된 이들까지 점차 범위를 넓혀나갔다. 특별한 장비가 필요하지는 않다. 그들의 집이나 옥상, 동네 골목 등의 장소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는다. 진실한 순간을 담기 위해 뤄 양은 소녀들과 오랜 시간 대화한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을 ‘Girls’라는 이름의 시리즈로 정리했다. 시간이 흘러 소녀는 각자의 방식으로 어른이 되고, 일부는 아이를 가진 어머니가 되기도 한다.

대륙의 여성을 포괄하기엔 한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의 한계에 부딪힌다. 뤄 양은 자신이 촬영하는 소녀들이 중국에서도 비교적 소수 부류라는 걸 인정한다. 그러나 전통적인 ‘여자다움’에 도전하는 그녀들이 현시대의 일반적인 여성과는 다를 수는 있지만 사진에 담아낸 삶은 진짜라고 말한다. 외로움, 혼란, 상실이 뒤섞인 10대를 겪으며 성장하는 소녀의 일순간은 많은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Girls’는 소녀들에게 남은 상처의 기록이자 전통을 거부하는 자유로운 정신 또는 치기 어린 장난이다. 작가는 그저 중국에서 살아가는 소녀의 삶, 그 작은 편린을 진실한 방식으로 카메라에 덜어낼 뿐. 매우 사적인 그들의 생은 그렇게 세계와 공유된다. 직접 감상해보자.

Luo Yang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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