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북아메리카 지역에서 드디어 스포티파이(Spotify)의 가입자 수를 넘어선 애플 뮤직(Apple Music). 옛 선조들의 말에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했던가, 지금의 상승세에 만족하지 못하는 듯한 이들은 꾸준히 변화를 시도하며 스포티파이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눈치가 빠른 이들은 이미 알아챘겠지만, 최근 애플 뮤직 내 플레이리스트 커버들이 새롭게 디자인되고 있는 것 역시 이와 같은 변화의 일환이다.
3월 8일(현지 시각) 애플 뮤직의 글로벌 에디토리얼 디렉터 레이첼 뉴먼(Rachel Newman)은 더 버지(The Verge)와의 인터뷰를 통해 애플 뮤직의 시각적 변화를 설명했다. 다소 갑작스러운 변화에 혹자는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그녀의 설명에 의하면 새로운 아트워크들은 “플레이리스트에 포함된 음악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것”이며, “본래 창작자가 의도했던 음악과 커뮤니티, 문화 간의 연관성을 더욱 뚜렷이 나타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라고.
일견 사소해 보일 수도 있는 작업이지만, 이 프로젝트를 위해 애플 뮤직은 세계 각국의 유명 디자이너들을 불러모았다. 밴드 AC/DC의 전설적인 로고를 디자인한 제라드 후에르타(Gerard Huerta)가 더 리프(The Riff)와 클래식 메탈(Classic Metal) 플레이리스트의 커버를 디자인했으며, 미고스(Migos)의 히트 앨범 [Culture]의 아트워크를 담당한 스톨 “모압” 스토즈메노브(Stole “Moab” Stojmenov)가 힙합 히트(Hiphop Hits)의 커버를 맡았다. 다소 독특한 경력의 인물도 섭외되었는데, “데스파시토(Despacito)”의 뮤직비디오를 감독한 카를로스 페레즈(Carlos Perez)는 데일 레게톤(Dale Reggaeton), 푸로 헤페(Puro Jefe), 알 시엔 콘 라 반다(Al Cien Con La Banda)의 커버에 새로운 감각을 더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디자인들은 전체 플레이리스트 중 일부에 불과하지만, 레이첼 뉴먼에 따르면 앞으로도 새로운 디자인들이 꾸준히 공개될 예정이라고. 앞으로도 음악과 시각예술의 상호작용을 통해 리스너들의 체험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 줄 이들의 행보를 기대하며, 오늘은 애플 뮤직의 큐레이션에 두 눈과 귀를 한 번 맡겨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