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경을 상상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머릿속에 있는 광경을 그림 또는 그래픽으로 표현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다. 어느 정도의 재능과 다년간의 훈련이 필요할 뿐 아니라 그려내는 과정 자체도 상당한 노력이 뒤따르기 때문. 결국, 손재주가 부족한 우리 ‘똥손’들은 감히 도달할 수 없는 예술가들의 경지를 질투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자고로 AI의 시대인 21세기 아닌가. 지난 18일 (현지 시각), 엔비디아 리서치(NVIDIA Research)는 낙서를 사진으로 변환하는 신기술 고갱(GauGAN)을 선보였다. 고갱은 데이터를 분석해 그 결과를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작동하는 인공지능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적대적 신경망 네트워크)을 활용한 기술이다. 수백만장의 이미지로 훈련된 이 AI는 사용자가 그린 그림 속에서 피사체를 파악한 뒤, 언덕, 강, 하늘 등 설정한 태그에 알맞은 세부 요소(질감, 그림자, 등)를 더하는 방식으로 그림을 사진으로 변환한다. 실제로 시연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고갱의 결과물은 실제 사진인지 그래픽 작업물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고갱이 단지 사진을 자르고 붙이는 수준을 넘어, 인간 화가와 매우 유사한 방식으로 피사체의 색상과 특징을 파악해 작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인간만큼, 어쩌면 인간보다 더 똑똑한 이 기계 조수는 과연 기술적인 제약을 허물고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시대를 열어줄 수 있을까. 하단의 시연 영상을 통해 고갱의 위엄을 확인하며, 새롭게 도래할 시대를 함께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