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Instagram)의 약진과 함께 범람한 밈(meme)의 대홍수에는 소위 ‘움짤’이라고 불리는 애니메이티드 GIF 아트(Animated GIF)가 큰 축을 담당한다. 웹상에서 빠르게 공유 및 재생산되는 이 짧은 애니메이션은 창작자들에게 영감으로 가득 찬 새로운 캔버스가 되었으며, 그 캔버스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실험은 전 세계적으로 현재진행형이다. 발 빠르고 노련하게 이 새로운 매체를 자신의 무기로 삼은 아티스트 중, ‘젤리 거미즈(Jelly Gummies)’ 시리즈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스코틀랜드 출신 아티스트 샘 라이언(Sam Lyon)을 소개한다.
2012년부터 시작된 샘 라이언의 ‘젤리 거미즈’ 시리즈는 제목 그대로 젤리처럼 매끈하고 불쾌한 탄력을 가진 3D 캐릭터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유명한 캐릭터는 팔다리가 달린 오렌지 캐릭터지만, 그 모티브의 다양성은 여성 속옷, 크루아상부터 정체불명의 괴생명체까지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 광택이 나는 표면과 비웃는 듯한 조소, 그리고 탄력 넘치는 움직임은 과거 유튜브를 강타했던 어노잉 오렌지(Annoying Orange)만큼이나 불쾌하지만, 어쩐지 중독적이라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진짜는 진짜를 알아본다고 했던가? 샘 라이언의 클라이언트 리스트에는 엠티비(MTV), 어덜트 스윔(Adult Swim), 피씨뮤직(PC Music), 레이지 오프(Lazy Oaf) 등 문화적으로 가장 진보적이고 독창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브랜드들이 가득하며, 그의 GIF 작품들은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매체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비록 온라인을 중심으로 탄생한 캐릭터지만, 샘 라이언의 캐릭터들은 화면 밖에서도 그 인기를 이어간다. 그의 팬들이 열광하는 머천다이즈는(Merchandise)는 공식 웹사이트에서 절찬리에 판매 중. 온라인에서 탄생하여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한 샘 라이언의 GIF 실험은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된 듯하다. 이미 ‘젤리 거미즈’의 재수없는 미소에 중독됐다면, 지금 바로 그의 웹사이트도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