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케이트보드 매거진 트래셔 매거진(Thrasher Magazine)은 ‘Skater of the Year’, 일명 소티(SOTY)를 뽑는다. 올해도 많은 쟁쟁한 후보들 올림픽을 우승한 호리고메 유토(Yuto Horigome), 반스의 풀 렝스 필름에서 폭발적인 파트를 보여준 치마 퍼거슨(Chima Ferguson) 등 총 6명의 최종 후보가 경쟁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지지를 받는 스케이트보더는 단 한 명이었다. 아디다스를 필두로, 자신의 스폰서의 많은 지원을 등에 업고 두 달 만에 4개의 파트 총 20분의 개인 파트를 공개한 마크 수슈(Mark Suciu)였다. 유토는 기술의 난이도를 높이는 방식을, 치마는 스케일과 스피드를 중점으로 두었다면 마크는 남들과는 스팟과 기술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는 능력으로 남들을 상상하질 못할 라인을 보여주며, 스케이트보딩의 창의성이라는 것을 더욱 부각했다.
소티 수상이 발표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이 시점, 마크는 유쾌한 스케이트보드 매거진, 젠켐(Jenkem Magazine)과 함께 16mm 필름으로만 이루어진 “Ground Glass: Mark Suciu”를 공개했다. 16mm 필름은 필름 촬영이 주가 됐던 시대에 35mm 필름의 비싼 가격과 큰 크기의 대안용으로 누벨바그, 인디영화와 같은 예술 흐름에 주 매체가 되었던 큰 가치를 지닌 필름. 현재는 디지털보다 뒤떨어지는 여러문제로 스케이트보드 영상을 비롯판 각종 필름에 예술적인 장치로써 일종의 이미지로만 소비되었지만, 16mm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위해 젠켐과 코닥(Kodak) 그리고 필르머 제임스 톰슨(James Thompson)이 오로지 16mm로만 이루어진 “Ground Glass”을 공개했다.
프로젝트의 첫 번째 에피소드에선 크루키드(Krooked Skateboards)의 프로, 브래드 크로머(Brad Cromer)가 출연하여, 필름의 매력을 극대화한 영상으로 하나하나의 트릭이 아름다운 브래드와 뉴욕의 모습을 잘 드러냈다. 본 영상에서도 마찬가지로 마크의 창의적인 라인과 트릭은 물론, 16mm라는 포맷이 가진 색감과 거친 느낌 그리고 브래드의 군더더기 없는 스타일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필르머 제임스는 소티의 파트만이 아닌 동시대 최고의 스케이트보더 중 한 명에게 바치는 감사의 표시라는 말을 남겼다. 2021년의 스케이트보딩을 떠올린다면 마크가 자연스레 떠오를 것이다. 마크의 16mm 필름 파트를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