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한국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코로나로 인한 실내 공간의 제약 때문인지, 당당히 올림픽 종목으로 발탁되었기 때문인지 정확한 정황과 소비층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국내에서는 홍대 기반의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라브로스(LABROS)의 영향이 없다고 이야기 하긴 어려울 것이다. 너나 할거 없이 유튜브로 뛰어들 즈음 라브로스 또한 지속적인 유튜브 활동에 박차를 가해 스케이트보드 신(Scene)을 거쳐 안정적으로 대중에게 안착했다. 자유분방한 스케이트보더들의 모습은 대중에게 색다르게 다가가기에 충분했다. 여러 유튜브 콘텐츠로 점차적으로 인지도를 더욱더 높일 때 즈음, 라브로스 멤버의 많은 변화가 생겼다.
대부분 개성이 짙고 어린 10대 스케이터들로 멤버를 교체한 라브로스. 현재는 10대인 멤버가 80%를 차지할 정도로 유스 컬처(Youth Culture)에 걸맞는 모습이다. 모델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권은무, 독자적인 스타일을 지닌 정서후, 14살의 나이에도 팀버샵(Timbershop)의 스폰 라이더로 발탁된 김형우 등 젊음이라는 단어로 수식하기에도 왠지 더 어린 나이로 이루어진 멤버들의 시너지와 분위기는 그 어디서도 느끼기 어려운, 라브로스의 무드를 형성했다. 물론 이들에게도 문제점이 존재한다. 예부터 의류에 존재했던 슈프림 따라잡기 논란은 이젠 필르밍의 방식까지 눈에 띄게 되었다는 점이다.
슈프림의 필르머, 윌리엄 스트로벡(William Strobeck)의 색감과 편집이 과할 정도로 비슷하다는 점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일전에도 언급했듯이 윌리엄 스트로벡 따라잡기는 전 세계적 트렌드이기에 이해할 수 있지만, 한편에서는 이들만의 색깔조차 사라져 가는 모습, 슈프림의 카피캣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색감과 편집뿐 아니라, 구성요소, BGM의 분위기까지 유사성이 보인다. 긍정적인 면에서는 젊은 루키들이 으레 앞선 세대가 남겨놓은 아카이브를 따라가며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 중이라고도 보인다. 켄드릭 라마를 보고 랩을 시작한다면 켄드릭과 유사한 랩으로 시작할 테고, 플레이보이 카티를 보고 랩을 시작한다면 카티 같은 랩을 구사할 것이다. 현 세대의 친구들은 슈프림을 보고 자란 세대이기에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
라브로스는 앞서 언급한 멤버들과 함께 인스턴트 스케이트보드 영상을 꾸준히 공개해왔다. 새로운 세대의 신선함과 멤버들의 시너지는 자연스레 모두 새로운 대형 프로젝트를 기다리게 만들었다. 이런 기다림에 보답하듯 라브로스는 5월 5일, 어린이날 시사회를 마친 후 라브로스 멤버들이 대거 등장하는 미니 파트 “TAKE ONE”를 공개했다.
권은무의 클립을 시작으로, 팀에 참여하지 얼마 되지 않은 홍현석까지. 새로운 세대의 스케이터들은 각자의 기량을 뽐내며 영상에 등장했다. 물론 전술한 슈프림 따라잡기의 색깔은 여전하다. 그러나 이번 비디오에서 라브로스를 더욱더 주목할 명분은 생겼다. 점차 자리를 잡아나가는 스타일과 10대 특유의 정제되지 않은 모습이 자아내는 매력은 라브로스 팀의 내후년을, 다음 스텝을 지켜볼 확실한 이유.
앞서 언급한 ‘영상에서의 슈프림 따라잡기’ 이외에도, 라브로스의 여러 제품이 대부분 오마주와 카피의 중간에 있다는 논란이나 로컬 스케이터 사이에서 조금씩 수면 위로 오르는 몇 가지 논란이 그들의 꼬리를 문다. 그러나 분명 라브로스의 행보는 대중에게, 새로운 세대의 스케이터에게 자극과 영감을 주고 있다. 한국 스케이트 신의 미래에 어떤 키를 쥐게 될지 라브로스를 계속해서 주시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