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만 접해온 상상의 명소는 언제나 현실과의 괴리를 낳기 마련. 비틀즈(Beatles)의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커버를 장식하며 2010년엔 영국의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애비로드(Abbey Road)도 별반 다르지 않다. 커버 속 한 장면과는 달리 인생 샷과 성지순례의 공간으로 떠들썩한 매일을 겪어야 했던 공간은 최근 코로나 사태로 모처럼 한산한 한때를 맞이했다.
기회를 틈타 런던시는 세월의 흔적이 남은 횡단보도의 라인을 다시 칠했다. 런던시 대변인은 평소 매우 붐비는 횡단보도가 보행자, 운전자를 헤칠 가능성을 우려해 모두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내린 조치라 밝혔다.
스튜디오 근처에서 10분 만에 커버 촬영을 끝낸 장소인 애비로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앨범 아트 패러디를 기록하며 비틀즈와 팝 문화를 상징하는 명소로 손꼽힌다. 줄을 선 관광객과 이로 인해 교통 혼선을 겪는 좁은 횡단보도는 현재까지 건재한 비틀즈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좀처럼 조용한 날이 없었던 장소가 재정비할 기회를 얻은 것은 코로나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 오랜만에 휴식을 맞이한 애비로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후 보다 상상 속 명소에 가까워진 애비로드를 기대해보자.
이미지 출처 | Leon Neal/Get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