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YOTA, 전기차를 수동 차량처럼 변속하는 특허 공개

친환경 시대에 내연기관 차는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다. 테슬라(TESLA)를 필두로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이 전기차 개발을 진행 중이고 유럽과 미국에서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표하는 등, 앞으로 내연기관이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상황. 이런 트렌드 속에서 전 세계 자동차 점유율 1위 기업인 도요타(TOYOTA)가 최근 흥미로운 특허를 공개했다.

Electric Vehicle‘이라는 제목의 특허는 전기차에 수동 변속기를 적용하는 기술이다. 내연기관의 엔진과 달리 전기차는 모터로 구동되기에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전류와 자성을 통해 단순 토크 값을 올리면 된다. 하지만, 도요타의 특허 기술은 전기차에 클러치와 기어 스틱을 구현, 운전자가 수동 차량을 모는 것과 동일한 경험을 선사한다. 도요타는 이러한 특허의 배경으로 ‘기존 수동 변속 차량을 운전하던 이들에게 전기차는 큰 이질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하는데, 실제로 전기차가 기존 차량의 진동과 소리가 없어 외려 멀미를 유발한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기술의 원리는 클러치와 기어 스틱으로 변속할 시 기어 변경 시점에 토크 값을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수동 차량의 변속 운전을 느낄 수 있다. 재밌는 점은 운전자가 스위치(42번)를 통해 운전 모드를 ‘EV(Electric Vehicle)’와 ‘MT(Manual Transmission)’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EV로 설정할 경우 클러치와 기어 스틱은 운전에 영향을 주지 않고 토크 값도 일정하게 증가한다. 결국 더 불편하게 운전할 수 있는 선택권을 운전자에게 주는 것. 이와 관련해서 도요타는 특허에 ‘Drivers who seek the pleasure of driving MT(수동 운전의 즐거움을 찾는 운전자)’라는 문장을 작성했는데, 운전은 이동 수단뿐 아니라 즐거움을 주는 활동이라는 도요타의 철학을 알 수 있다.

자칫 시대의 역행으로 보여지는 이번 특허는 생각해볼 요소가 많다. 기술 발전이 생활을 편하고 안전하게 해주지만, 이것이 꼭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을까. 자동차의 발명이 마차의 소멸로 이어졌지만, 승마는 귀족의 스포츠로 남아 그 가치를 더해간다. 이와 비슷하게 전기차의 발전으로 내연기관은 소멸하겠지만, 엔진이 주는 경험을 잊지 못하는 이들에게 운전의 불편함은 특권이 될 것이다. 작년 말 17종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도요타가 드라이빙의 가치를 어떻게 보존해나갈지 주목해보자.

TOYOTA 공식 웹사이트


이미지 출처 | US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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