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스터 트레이딩 카드 게임(Pokémon TCG) 그룹이 21년 만에 카다브라(Kadabra), 한국에서는 윤겔라로 알려진 포켓몬스터 카드의 부활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포켓몬 윤겔라가 TCG에서 자취를 감춘 건 2002년. 숟가락을 구부러뜨리는 스푼밴딩 마술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마술사 유리겔러(Uri Geller)가 포켓몬 TCG 저작권 소유 회사 닌텐도(Nintendo)를 초상권 침해 및 이미지 훼손 혐의로 고소했기 때문.
초능력으로 다른 포켓몬들을 압도하는 캐릭터로 등장한 윤겔라는 유리겔라 입장에선 탐탁치 않은 존재였다. 왜냐하면 윤겔라의 일본 이름은 윤게라(ユンゲラー)였고, 윤겔라의 스킬 ‘숟가락 휘기’, ‘시간 조종’은 모두 유리겔라가 자주 선보이던 마술이었기 때문에, 닌텐도를 향한 유리겔라의 고소는 그저 허무맹랑한 행동으로 치부할 수 없었다.
결국 재판까지 가는 공방 끝에 법원은 유리겔라가 아닌 닌텐도의 손을 들어주며 고소는 하나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지만, ‘포켓몬스터 캐릭터는 실존 인물에서 모티브를 얻지 않는다’라는 닌텐도 측의 주장은 신용을 잃게 되면서 결국 포켓몬 TCG에서 윤겔라를 삭제한 것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18년 후인 2020년, 포켓몬스터 팬들의 지속적인 요청과 더불어 손녀의 간곡한 부탁에 유리겔라가 닌텐도에게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다. 닌텐도 측에 직접 편지를 보내면서 윤겔라의 컴백을 부탁한 것. 이에 대해 포켓몬 회장 이시하라 쓰네카즈(Tsunekazu Ishihara) 또한 화답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윤겔라의 컴백이 점쳐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3년 1월, 유리겔라가 마침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윤겔라 카드가 재발매될 것이라는 소식을 게시하기에 이른다. 45초 길이의 짧은 영상 속에선 20년 전, 도쿄에서 포켓몬 카드 게임을 하는 아이들을 통해 윤겔라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닌텐도를 고소한 이유, 화해를 건넨 이유를 밝히면서 마지막으로 윤겔라가 돌아올 것이라는 말로 마무리한다.
약 20여 년간 이어지던 악연의 고리를 끊고 포켓몬스터로 하나가 된 유리겔라와 닌텐도.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지독한 갈등을 딛고 화합한 그들의 모습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21년만에 돌아오는 윤겔라 카드는 올해 6월 16일 포켓몬 카드 151 덱을 통해 발매된다. 갈등의 상징이 아닌 평화의 마스코트 윤겔라의 모습을 직접 확인해보자.
이미지 출처 | Getty images, Urigellermus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