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흡연금지법이 시행된 지 2년여의 세월이 흘렀다. 안에서도 밖에서도 마음 편히 흡연할 수 없는 애연가들은 시무룩해졌다. 느긋하게 앉아 담배를 한 모금 피우는 순간 꽂히는 주위의 시선, 정말 알쏭달쏭한 일이다. 금연 구역은 명확하게 표시가 되어있지만, 흡연구역은 그 경계가 모호하지 않나. 한낮의 번화가에서 담배 피울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다 ‘담배 한 번 피우기 정말 힘들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왠지 서글퍼지는 것이다.
담배와 커피의 앙상블은 어떤가. 담배와 어울리는 음료는 역시 커피가 제일이다. 인디영화의 히어로, 짐 자무쉬(Jim Jarmusch)는 2003년, ‘Coffee and cigarettes’로 그 두 사물의 정수를 표현해냈다. 한때 카페는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담배 피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 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은 테이블에 커피를 두고 따로 준비된 좁디좁은 흡연실로 이동해 ‘서서’ 담배를 피워야 한다. 사실, 이 정도만 되어도 흡연자에겐 아주 감사한 일이다. 법 시행에 따라 흡연실을 아예 없애버린 카페 역시 많아 이전의 행복했던 기억을 갖고 방문했다가 진땀을 빼는 일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극악 조건에서도 자신만의 아지트가 분명 한 두 군데 정도 존재한다. 흡연자에게 커피와 담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은 행운과도 같기에 마치 슈퍼 마리오의 보너스 장소를 기억하듯 잊지 않고 입력해둬야 한다. 이런 곳을 모두가 공유하면 어떨까. 이런 기특하고 이타적인 생각으로 만들어진 계정이 바로 @DTS_Seoul이다. 담배, 테라스, 스팟. 즉, DTS로 명명된 이 계정은 삭막한 서울 속에서 흡연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를 소개한다. 여러 인스타그래머의 제보가 게시되는 @DTS_Seoul은 카페의 위치, 운영시간, 부가적인 정보를 제공해 애연가의 흡연 라이프를 돕는다. 비록 계정이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더욱 많은 제보가 필요 하나 이 기사와 함께 서울의 많은 흡연자가 함께 행복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신이 알고 있는, 자신만의 DTS를 제보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