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llow This! 그때 그 시절 일본의 스냅샷을 아카이브한 계정 @ret0ky0_memory

지난 10년간 대중문화 전반의 영역에서 거대한 유행을 이끌어가던 단어는 다름 아닌 ‘Y2K’일 것이다. 1999년에서 2000년대, 한 세기의 끝에서 새천년의 시대로 넘어가는 시점에 앞서 전 세계적으로 현실과 가상 세계를 이어주는 PC가 보급되기 시작했고, 당대의 느린 네트워크 접속 속도와 90년대 말 특유의 세기말적인 풍토가 맞물려 ‘통신 접속 에러’로 인한 음모론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이제 우리에게 ‘Y2K’라는 용어는 낯설지 않다. 패션, 음악, 서브컬쳐 등 대중문화의 어느 장르에서든 해당 단어를 재해석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냈기 때문. 몇 세기를 거쳐 새롭게 탄생한 해당 이미지들은 고도로 발전된 속도의 인터넷 속 정보의 바다에서 자유롭게 떠돌았다. 하지만 드넓은 인터넷 세계에는 과거를 유랑하는 이미지 또한 같이 존재한다. 이러한 시점에 앞서 아련한 그 시절 일본 사람들의 스냅샷을 보존한 계정 @ret0ky0_memory를 소개한다.

@ret0ky0_memory는 X(엑스, 舊 트위터)를 통해 생성된 아카이브 계정으로, 3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나름 거대한 입지를 자랑하던 계정이었지만 엑스 이외의 다른 SNS를 운영하지 않았는데, 최근 7월 인스타그램을 시작해 현재 약 2,1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계정으로 발전했다.

피드 속 이미지 또한 그 시절 일본의 향기를 떠오르게 하는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인터넷상에 떠돌던 가수 시이나 링고(Ringo Sheena)가 드레스를 입고 담배를 피우는 사진부터, 모델이자 배우로 성장한 고마츠 나나(Nana Komatsu)의 어린 시절 블로그 사진들. 유명 모델의 스냅샷과 90년대의 일본 영화를 이끌어가던 거장 기타노 다케시(Takeshi Kitano)의 영화들, 그리고 지브리 애니메이션 등 해당 계정의 피드를 살펴보다 보면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어느덧 2023년도 슬슬 막바지. 곰곰이 돌이켜봐도 올 한 해 내가 무엇을 이루었는지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우리는 종종 시간을 멈추고 과거로 도피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럴 때, 인스타그램을 켜 @ret0ky0_memory 계정에 접속해 보는 것은 어떨까. 90년대 화려한 일본의 풍경을 감상하며 어린 시절의 모습을 떠올리다 보면, 어느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우리의 인생을 잠시 잊기에 아주 좋은 은신처가 될 것이다.

ret0ky0_memory 인스타그램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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