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상 캐스터에게서 ‘오늘의 날씨’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역할 이상의 무언가를 바란다. 오목한 입술로 날씨를 조근 조근 설명하다가, 오늘도 역시 맑을 거라고 쌩긋 웃음 짓는 그녀를 바라보며 광합성이란 것은 식물뿐 아니라 인간에게도 작용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의 기상캐스터도 본 적이 있는가? 바다 건너 멕시코에서 아침 9시 반마다 국민의 외출복을 결정해주는 세뇨리따, Yanet Garcia는 아침이라는 시간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오늘도 열심히 타코를 빚을 남성들의 원기를 북돋워 주기라도 하듯 완벽한 복장을 갖추고 무대에 오른다.
알아들을 수 없는 스페인 어로 그날 벼락이 칠지 해가 쨍쨍할지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설명하지만, 당신의 시선은 이미 다른 곳을 향해 있다는 것을 안다. 스페인 어를 아주 잘 구사할 것이 분명한 멕시코인도 별다를 바 없으리라. 퇴폐적인 분위기는 아니지만, 성스러운 뉴스데스크이기에 더욱 빛나는 Yanet Garcia의 방송은 7월의 햇살처럼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