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함의 극치 “수박게임”의 공략집이 공개됐다

“수박게임(スイカゲーム)”의 공략 기사가 공개돼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수박게임”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과일을 합쳐 더 큰 과일로 만드는 게임으로, 가장 작은 체리에서 딸기, 포도, 한라봉, 감, 사과, 배 복숭아, 파인애플, 멜론, 그리고 가장 큰 수박까지 크기를 불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순한 규칙의 게임이지만, 물리 엔진으로 과일이 굴러 떨어지거나 튕겨 나가는 등 다양한 변수가 난이도를 올리고 있다. 때문에 초심자는 수박 하나만 만드는 데도 큰 애를 먹는다. 숙련된 고수는 한 게임에 수박 두 개 이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박 두 개를 합치면 과일이 사라지는데, 이로써 이론상 무한히 점수를 올릴 수 있는 것. 한 개, 혹은 두 개의 수박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게이머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과일을 쌓고 있다. 특유의 ‘억까 패턴’이 컬트적인 인기를 끌어, 2021년 닌텐도 스위치에 이식된 “수박게임”은 2023년 9월 다운로드 랭킹 1위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인기 역주행 중인 셈.

그리고 마침내 지난 10월 31일, 일본의 게임 웹진 ‘덴파미니코게이머(電ファミニコゲーマー)’에 “수박게임”의 공략이 실렸다. 작성자는 ‘더블 수박’을 다섯 번이나 달성한, 최고 점수 7,355(무려 ‘트리플 수박’을 달성해야 한다!)의 네뮤(ねむゅ). 그는 공략을 초급 편, 중급 편, 상급 편으로 나누어, 초심자부터 더블 수박을 노리는 상급자까지 두루두루 참고하도록 했다.

초급 편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우선 수박을 만들고 싶은 게이머를 대상으로 한다. 네뮤는 초급 편에서 체리, 딸기, 포도 등 작은 과일과 나머지 큰 과일을 구별할 것을 강조한다. 큰 과일을 한쪽 끝에 두고 작은 과일을 그 반대편에 둬야 과일끼리 합치는 일이 수월하다는 것. 또한 다음 순서로 떨어지는 과일을 참고하여, 연속으로 같은 과일이 떨어질 때는 한 단계 큰 과일로 생각할 것을 권한다. 만약 연속으로 포도가 떨어지는 경우에는, 한 단계 큰 한라봉이 왔다고 생각하라는 것.

중급 편은 3,000점을 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작성되었다. 수박을 만들 수는 있지만 디테일한 공략을 모르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과일이 난잡하게 쌓였다고 바로 리스타트하지 말고, 포화 상태에서의 대처법을 연습해 보라고 네뮤는 말한다. 또 무턱대고 큰 과일로 만드는 것에 사로잡히지 말고, 우선 작은 과일들을 먼저 키우는 것에 집중할 것을 강조한다. 어느 정도 과일이 합쳐져 멜론까지 만들었다면, 큰 과일들이 꽉 껴 서로 합치지 못하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공간 활용을 잘해야 한다. 여기서 네뮤는 과일의 움직임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과일의 크기가 달라도 무게는 같기 때문에, 큰 과일일수록 움직이기 쉽다. 또 딸기와 포도처럼 둥글지 않은 과일도 똑같이 둥근 판정을 받는다. 그리고 같은 과일이 합쳐지는 순간 새로운 과일은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정 가운데에서 생성된다.

이제 3,500점을 넘었거나 더블 수박을 노리는 이들을 위한 상급 편의 차례이다. 여기서는 게이머의 피지컬을 이용하여 과일의 위치나 떨어지는 순서를 조정하는 법을 다룬다. 과일 움직임 메커니즘, 물리엔진의 속도와 반동 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또 더블 수박을 달성하기 위하여 과일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패턴이 소개되어 있다. 네뮤는 총 세 가지의 패턴을 제시하는데, 각자 장단점이 있으므로 게이머들이 취사선택해야 한다.

https://twitter.com/3_3oz/status/1721121377582018702

거의 논문과도 같은 공략에 수많은 게이머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는 가운데, 기사의 댓글 창에는 “공략을 읽고 시도해 봤지만 역시 할 수 없었다”, “테트리스가 그렇듯 30년 뒤에는 수박게임이 대단해질 것 같다”, “수박게임은 중국에서 먼저 유행했다는데 대륙의 기상이란” 등 경외심 가득한 의견들이 대다수. 실제로 “수박게임”은 공략을 안다고 해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고득점을 내기 어렵다. 과일의 순서, 얌전한 물리엔진, 플레이어의 안정된 마음과 재빠른 손이 하나가 되어야 더블 수박을 달성할 수 있는 것.

“수박게임”을 처음 시작했거나 고득점을 노리고 있는 게이머라면 공략을 정독한 후 다시 임해 보자. 인터넷 방송 등으로만 게임을 접한 이들도 이 기회에 직접 해 보기를 추천한다. 닌텐도 스위치가 없는 이들은 컴퓨터 버전으로도 플레이 가능하다. 참고로 현재 최고 스코어는 곤약 왕자(コンニャク王子)가 달성한 9,999점. 한 게임에 무려 다섯 개의 수박을 만들었다. 실제 점수는 10,000점이 넘으나 시스템의 한계로 9,999점까지만 기록되었다고. “수박게임”은 현재 하단 웹사이트에서 직접 플레이해 볼 수 있다.

수박게임(닌텐도 스위치 버전)
수박게임(PC 버전)


이미지 출처 | denfaminicog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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