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m Mckay의 세로형 시트콤 “Cobell Energy”

“빅 쇼트(The Big Short)”, “돈 룩 업(Don’t Look Up)” 등 동시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선보였던 애덤 매케이(Adam Mckay) 감독의 옐로우 닷 스튜디오(Yellow Dot Studio)가 세로형 시트콤 시리즈 “Cobell Energy”를 공개했다. 가족 경영으로 운영되는 부패한 정유사를 풍자하는 시리즈는 지난 15일 첫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회당 2분 30초에 불과한 분량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보통 에피소드 초반부에 나타나는 구축 쇼트(establishing shot)가 부재한다는 점 등 여러 방면에서 틱톡과 같은 세로형 동영상 플랫폼의 특징에 맞춤 제작되었다는 인상이 강하게 느껴진다.

1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Cobell Energy”의 첫 시즌은 동명 정유사의 이사진과 경영진이 원유 유출 사고에 대응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영국 원유 회사 BP의 2010년 폭발 사고를 연상시킬 만큼 파괴적인 사고를 일으킨 후에도 세습된 부와 영향력을 유지하기에 급급한 세 남매의 엽기적인 모습을 통해 가족 경영에 대한 풍자와 더불어 거대 석유 산업 자체에 대한 비판을 던지려 한다. 매케이 감독은 GQ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히기도 했다. “석유 기업에 몸담은 이들은 이해할 수 없을 수준으로 사악하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세상의 기후 그 자체를 파괴하고 있음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점심 메뉴나 고민하는 사람들이죠” 이번 시도의 궁극적인 목표는 “Cobell Energy”에 담긴 사회적 가치와 시의성 있는 메시지가 틱톡 알고리즘의 힘을 입어 더 많은 유저에게 닿는 것이라고 한다.

시리즈 홍보를 위해 제작된 가상의 “Cobell Energy” 웹사이트

옐로우 닷 스튜디오의 설립 목표가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관련 정보를 널리 알리는 데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시리즈를 소위 ‘틱톡용’으로 제작한 선택은 당연한 것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Z세대가 그 어느 나이 집단보다도 기후 위기를 중대한 사안으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가운데, 틱톡은 영미권 10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일뿐더러 대다수의 온라인 트렌드가 파생되는 미디어 지형이다. 이번 “Cobell Energy”는 슬슬 할리우드의 제작자들도 틱톡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의 증표다.

파라마운트 픽처스의 공식 계정은 지난달에 2004년 히트작 “Mean Girls”를 전체 공개하여 곧 개봉될 리메이크 작품에 대한 하입을 선도하며 틱톡이라는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과연 틱톡은 2020년 여러 무모한 시도와 투자를 거듭하고도 장렬히 전사한 과거의 숏폼 콘텐츠 플랫폼 퀴비(Quibi)와 같은 길을 걸을 것인가? 틱톡의 새로운 흐름이 기존 영화와 시리즈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미칠지 “Cobell Energy”를 통해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겠다.

Cobell Energy 공식 틱톡 계정
Cobell Energy 공식 웹사이트 


이미지 출처 | Cobell Energy, Tik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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