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를 휘어잡는 강렬한 메탈 음악이 시작되고, 각자 개성 넘치는 차림새로 무대에 오른 헤미메탈 추종자들은 머리를 흔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터프한 헤드뱅잉과 함께 이들이 선보이는 기술은 다름 아닌 ‘뜨개질’.
이 기묘한 광경이 펼쳐진 곳은 바로 핀란드 남동부 도시 요엔수에서 열린 제1회 ‘헤비메탈 뜨개질 월드 챔피언십(Heavy Metal Knitting Championship)’. 대회에는 핀란드 팀 외에도 일본, 러시아, 미국, 영국, 이스라엘, 라트비아, 덴마크, 스웨덴 출신 팀들이 참가했다. 밴드가 헤비메탈을 연주하는 동안 무대 가운데에서 일부 멤버들이 뜨개질을 하는 것이 룰이며, 기타 솔로, 헤드 뱅잉, 완성도 있는 뜨개질, 관객과의 소통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된다고. 약 2백여 명의 관중이 모여 즐긴 이날 대회에서 우승은 일본의 ‘기가 바디 메탈(Giga Body Metal)’이 차지했다. 음악과 뜨개질뿐만 아니라 일본 고유의 문화를 곁들여 스토리를 보여주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준우승은 덴마크 팀 ‘크래프트 위드 엘렌(Crafts with Ellen)’, 3등 상은 미국 팀 ‘USA 9” Needles’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왜 터프한 헤비메탈 음악에 맞춰 온몸을 흔들며 굳이 뜨개질을 하는 걸까. 대회 공식 홈페이지에는 ‘헤비메탈 뜨개질은 뜨개질이라는 수공예와 음악이 전례 없이 하나로 융합된 형태’라며 ‘에어기타와 비슷하다. 바보 같지만 유쾌하게 노는 핀란드식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한편, 유럽 메탈 강국으로서의 핀란드의 면모는 지난 2016년 데이터 전문가 야쿱 마리안이 만든 ‘유럽 헤비메탈 지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당시 데이터에 따르면 핀란드 인구 백만명당 헤비메탈 밴드 수는 630팀으로, 유럽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오죽하면 어린이를 주요 타깃으로 삼은 헤비메탈 동요 밴드, ‘헤비사우르스(Hevisaurus)가 2009년 결성, 10년간 9개의 앨범을 발매하며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약속된 메탈의 땅, 핀란드에서 펼쳐지는 극과 극의 조화. 그들의 열정적인 무대를 지금 영상으로 감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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