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트리에 페인트를 뿌리며 시위한 독일의 ‘마지막 세대’

독일의 환경 운동 단체 ‘Letzte Generation(마지막 세대)’는 박물관의 명화에 으깬 감자 혹은 토마토 수프를 끼얹거나, 바닥에 접착제로 손을 붙여 출근 시간의 도로를 점거하는 등, 비폭력적인 시민 불복종 운동을 이어가는 단체다. 즉각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불편을 야기하는 이들의 과격한 방식은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마지막 세대가 이번에는 독일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기습 시위를 벌였다. 지난 12월 13일 오전, 뮌헨의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두 명의 남성이 “Besinnlich in die Katastrophe? Nächstenliebe=Klimaschutz!(이 재앙을 바라보고만 계신가요? 자선=기후 보호!)”라는 피켓과 함께 나타났다. 이들은 소화기의 스프레이를 사용하여 대형 트리에 오렌지색 페인트를 뿌리기 시작했다. 이 시위는 베를린, 올덴부르크, 킬, 라이프치히, 로스토크, 뉘른베르크 등 독일의 7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졌다. 페인트는 물 호스로 쉽게 지워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세대의 대변인 사이먼 라흐너(Simon Lachner)는 “반짝이는 조명과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잊기 쉬운 것이 있다. 우리는 지금 재앙을 향해서 전속력으로 질주하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시위의 의도를 설명했다. 또한 지구의 기온이 3도 더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더 이상 정부와 기업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시민 사회의 참여를 촉구하는 포스트를 X에 올렸다. 비록 그들의 방식은 비판의 여지가 남아있으나, 일주일 사이에 20도가 오르락내리락하는 이상기후의 시대를 살아내는 우리에게도 경종을 울리는 것은 아닐까.


이미지 출처 | Patricia Bartos / DPA, dpa-Bildfunk/Jan Woi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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