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으로 빠지는 2024 도쿄도지사 선거

7월 7일까지 1주일을 앞둔 도쿄도지사선거가 정견 발표가 진행되며 점차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바로 어제 ‘귀여운 내 정견방송을 보아라’라는 기이한 당 이름으로 출마한 우치노 아이리(内野愛里)가 방송 도중 상의를 탈의하며 살색 컬러의 속옷만을 입고 방송을 진행한 것. 우치노는 선정적 모습뿐만 아니라 “제 이름을 외웠나요, 귀엽기만 한 게 아니라 섹시하죠” 등 선거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이야기로 시청자를 혼란스럽게 했다.

이에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일본은 망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한탄하고 있는 상황. 그도 그럴 것이 지난달 25일에는 또 다른 후보 카와이 유스케(河合悠祐)가 조커 분장으로 기행을 펼쳤는데, 책상 위에 올라가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의 알 수 없는 행동을 이어갔다. 카와이 유스케는 2021년에도 조커를 콘셉트로 정견 방송을 펼친 바 있는데 당시 반응이 좋았다고 생각한 탓인지 이번에도 동일한 콘셉트로 관심 끌기를 시전했다. 대한민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해당 방송들은 도지사 후보에게는 필수적으로 5분가량의 선거 방송 시간을 제공해야 하는 선거 규칙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가장 많은 후보인 총 56명이 출마한 이번 선거는 당 이름과 출마자들의 직업만 보더라도 가히 대혼돈의 장이라 할 수 있다.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 ‘조커 의원과 투표율을 높이는 모임’, ‘토두를 일하고 대법원 판사 5명을 탄핵하는 당’ 등 코미디 프로그램을 연상케 하는 당이름은 물론, 출마 후보들의 직업 또한 발명가, 사진작가, 심지어는 AV 배우까지 실로 놀라운 지경이다.

후보자가 많은 만큼 선거 포스터 홍보에도 문제를 겪었는데, 후보자가 너무 많아 포스터를 모두 붙일 수 없는 경우를 비롯해 일부 후보자는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여성의 나체 사진을 사용했다 비난의 뭇매를 맞고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도쿄도지사의 웃픈 이야기는 여지껏 계속해서 화제를 모아왔다. 2016년에는 이를 패러디한 ‘사다코 vs 가야코’의 영상이 공개되어 화제를 모았는데, 귀신의 “으어어”를 다급하게 번역하는 번역관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과연 도쿄는 올해 무사히 제대로 된 도지사 선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자유로움인지 기이함인지 옆 나라 일본의 선거 문화를 지켜보는 것도 올여름의 재미가 되겠다.


이미지 출처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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