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 네이션(Stick Nation)’이라는 트렌드를 아는가? 최근 자신의 멋진 나무 막대기를 자랑하는 이 독특한 유행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어릴 적 동네 길가의 나무 막대기를 주워 친구와 모험을 떠나던 추억,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이 향수 어린 트렌드가 전 세계 어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예시로, 인스타그램의 @officialstickreview라는 계정은 무려 100만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 중이다. 그리고 인터넷의 또 다른 곳에서, 단순한 동심을 넘어 진정한 모험의 꿈을 좇는 한 청년을 소개하고자 한다.
주드 크리스텐슨(Jude Christenson)은 미시간 주에 사는 평범한 청년이다. 그의 특별한 도전은 챗 지피티(Chat GPT)와의 짧은 대화에서 비롯됐다. 만화 “베르세르크”의 주인공 가츠가 사용하는 검 ‘드래곤 슬레이어’의 무게가 30~40파운드(13.6~18.1kg) 정도 된다는 챗 지피티의 추측에, 주드는 용감한(?) 한마디를 내뱉었다. “See if I can swing that(내가 그걸 휘두를 수 있을지 한번 봐봐)”. 그리고 이 한마디가 모든 것의 시작이 됐다.
그 시작은 다소 미약했다. 주드는 역기 봉 한쪽에 원판을 달아 무게를 맞춘 뒤, 닭들이 뛰노는 마당에서 이를 휘두르는 모습을 찍었다. 비록 완벽한 검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전신을 이용해 휘두르는 거대한 막대기에는 가슴을 뜨겁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주드 역시 이 행위에 재미를 느꼈고, 곧 자신의 수련 일지를 꾸준히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수련 20일 차, 주드는 단순한 막대기 수련을 넘어 가츠의 ‘드래곤 슬레이어’를 본격적으로 재현하기로 했다. 6.5피트(약 2m)에 달하는 거대한 나무 검을 직접 제작해 수련을 시작한 것. 그렇게 진짜(?) 대검으로 검술을 연마하는 주드의 모습은, 만화 속 캐릭터 가츠와 얼추 비슷해졌다. “베르세르크”에 대한 주드의 애정 또한 계속됐다. 절친과 검술 연습을 하는 사진에 ‘내 여자친구를 덮치는 정신 나간 짓은 하지 말아 주길’이라는 멘트를 남긴 것. 가츠와 그리피스의 애증 어린 관계를 자신에 빗댄 것이다.
영웅에게는 언제나 고난과 시련이 따르는 법. 수련 30일쯤부터 과도한 손의 사용으로 근육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고, 65일째에는 의사로부터 수련을 멈춰야 한다는 경고를 받기에 이른다. 하지만 진정한 영웅은 역경에 물러서지 않는다. 주드는 나무 널빤지에 장갑을 붙인 보조기구를 직접 만들어 연습을 이어갔다. 그야말로 “베르세르크” 시대에 걸맞은 완벽한 DIY 정신의 발현이다.
자고로 위기는 기회라 했던가? 주드는 단순한 보조장치에 머물지 않고 이를 “베르세르크” 가츠에 더욱 가까워질 기회로 삼았다. 수련 68일 차, 그가 공개한 장치는 충격이었다. 자신의 팔에 샷건을 달고 나타난 것. 이는 소형 대포가 장착된 가츠의 왼팔 의수를 모티브로 한 것이다. 다행히도 주드는 이것이 굉장히 위험하고 멍청한 행동이라며 절대 따라 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말끝에 덧붙인 “but it is really cool”이라는 한마디에, 저절로 끄덕여지는 고개를 막기 힘들 것이다.
현재 주드의 도전은 223일을 넘어 달려가고 있다. 누군가는 이를 청춘을 낭비하는 헛된 짓이라 폄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남자를 비웃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기에, 주드의 이 우직한 열정이 수많은 인터넷 친구들의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포기하지 않는 의지와 동심의 꿈이 빚어낸 주드 크리스텐슨의 특별한 여정, 함께 응원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미지 출처 | Jude Christen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