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컴퓨터 대축제이자, 디지털 페스티벌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드림핵 페스티벌(DreamHack Festival)’. 오프라인에서 다수의 e스포츠 월드컵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이벤트이기도 한 드림핵은 “EA 스포츠 FC 24”, “스트리트파이터6”, “철권8”, “오버워치2” 등 다양한 게이머의 플레이를 직접 관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2024 드림핵 써머 또한 성황리에 막을 내린 가운데, 드림핵 페스티벌이 걸어온 길을 다시 한번 돌아보자.
사실 드림핵은 1994년 스웨덴 말룽셀렌시에서 열린 전자∙컴퓨터 관련 제품 축제에서 하나의 재미 코너로 진행됐던 ‘랜 파티(Lan Party)’를 시작으로 하는데, 이게 유명세를 타며 본 축제보다 몸집을 키워 현재의 세계 최고의 대회 중 하나로 성장했다. 지금은 집집마다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돼 있기도 하고 이용 가격 또한 저렴하지만, 인터넷이 막 세상 밖으로 나왔던 시절에는 개인이 마음껏 인터넷을 이용하기엔 아무래도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웹사이트 접속조차 마음껏 하기도 힘든데 온라인 게임을 몇 시간씩 즐기는 건 웬만한 부자가 아닌 이상 불가능했지만, 늘 그렇듯 불굴의 게이머들은 게임을 오래 즐길 방법을 찾아낸다. 바로 인터넷이 필요한 사람끼리 단체로 모이는 것. 여러 명의 게이머가 비용을 나눠서 부담하고, 인터넷이 되는 장소에 각자 컴퓨터를 가지고 와서 피자나 과자, 음료수 같은 간식을 먹으며 게임을 하면서 놀기 시작했다. 이것을 랜 파티라고 불렀고, 곧 게이머들 사이에서 유행이 된다.
앞서 언급했듯 본래 컴퓨터 관련 축제로 출발한 드림핵 페스티벌 또한 관람객들의 흥미유도를 목적으로 랜 파티를 내부 프로그램으로 편성했는데, 이게 본 행사보다 규모가 커져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e스포츠 대회 중 하나가 되었다. 덧붙여 기네스 세계 기록에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랜 파티로 등록되어 있을 정도. 매회 72시간 동안 진행되는 중에 라이브 콘서트와 디지털 아트 및 e스포츠 대회를 포함한 지역 네트워크 모임이 열리며, 참석자는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다양하지만 그래도 평균 연령은 16~17세에 가깝다.
참고로 랜 파티에서 출발한 드림핵 페스티벌답게, 입장권도 독특하다. 일반적인 입장권도 존재하지만 BYOC(Bring Your Own Computer)라는 입장권이 있기 때문. BYOC 입장권을 구매하면 개인이 제공받는 공간이 넓어지고, 기가바이트의 인터넷도 이용할 수 있다. 제일 비싼 티켓은 모니터와 의자까지 대여해 준다고. 만약 당신도 진심으로 드림핵에 참여하고 싶다면, 방구석에 뒹굴던 PC와 모니터를 잊지 말고 챙겨가야 할 것이다.
이미지 출처 | DreamH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