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아티스트 에르빈 부름(Erwin Wurm)이 삼성(Samsung)이 자신의 작품을 표절했다며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에르빈 부름은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빈(Vienna)과 림베르그(Limberg)를 기반으로 조각과 드로잉, 비디오, 사진,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와 장르를 넘나드는 유머러스한 접근법으로 일상을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작업을 펼쳐 큰 유명세를 쌓았다.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오스트리아 국가관 작가로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베를린 현대미술관, 파리 팔레 드 도쿄, 뉴욕 드로잉센터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이력이 있을뿐더러 그의 작품은 런던 테이트 미술관과 뉴욕현대미술관, 파리 퐁피두센터, 구겐하임 미술관과 같은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문제가 된 캠페인은 최근 삼성의 ‘폴드 타운 프로젝트(The Fold Town Project)’로, 삼성이 런던 교통국(TfL)과 협력해 동런던의 상징적인 거리인 ‘올드 스트리트(Old Street)’를 ‘폴드 스트리트(Fold Street)’로 변신시키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삼성의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러시 Z 폴드6와 Z 플립6 출시를 기념해 모두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직사각 형태의 상징적 물건들을 갤럭시 폴더블 폰처럼 접는 다양한 공공 예술작 품을 선보인 것.
그중 런던 비숍 스퀘어(Bishops Square)에 설치된 가로 6m, 세로 6.2m의 빨간색 버스가 문제가 됐다. 아티스트 캐스퍼 필립스(Caspar Philips)와 협업해 런던의 상징과도 같은 빨간 버스를 폴더블 폰처럼 90도 각도로 접어낸 작품들이 에르빈 부름이 2006년 만들었던 ‘Truck’과 매우 유사한 형태를 띈 것. 에르빈 부름은 자신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자신의 작품들과 이번 삼성 캠페인을 업로드, “삼성이 어떻게 내 아이디어를 훔쳤는지 확인하라. 그들의 광고가 내 저작권을 침해했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며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에르빈 부름의 게시물에는 약 8,500개의 좋아요와 121개의 댓글이 달리며 그를 지지하고 있다. “삼성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 “삼성을 당장 고소해라” 등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아직까지 삼성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없는 상황으로, 추후 삼성의 응대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Erwin Wu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