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스타크래프트, HD 리마스터 소식

해외여행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낯선 타지에서 비로소 한국과의 차이점을 한 가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급하게 컴퓨터를 써야 하는데, 노트북을 미처 숙소에서 챙기지 못했다면? 한국이라면 발자국마다 존재하는 피시방에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가면 되지만, 대부분 국가는 그렇지 않다. 과장 조금 보태서 편의점과 피시방 중 뭐가 더 많을지 고민될 정도로 21세기의 한국을 이룩한 것들에 피시방 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외국이 개발한 게임, 일등은 한국이 먹는다. 자랑스러우면서도 어딘지 서글픈 피시방 문화를 있게 한 일등공신은 임요환도, 온게임넷도 아닌 바로 블리자드(Blizzard)의 1998년 작 ‘스타크래프트(Starcraft)’다. 흔히 ‘스타’라고 통용되는 이 게임은 ‘혹시 우리가 할아버지가 되면 다들 바둑이 아니라 이 게임을 하지 않을까’ 혹은 ‘크게는 일 년에 두 번 치르는 명절, 윷놀이나 화투의 대체재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고전이자 클래식, 전설이자 레전드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이후 발매된 ‘스타크래프트 2’에서는 손맛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아직도 조악한 그래픽의 미네랄을 캐는 올드 유저들 역시 부지기수. 작년부터 스멀스멀 피어오르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소식이 수많은 게이머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는데, 지난 26일 서울 코엑스 ‘아이 러브 스타크래프트’ 행사에서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CEO가 직접 스타크래프트 HD 리마스터 소식과 오리지널, 브루드워의 무료화 및 패치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스타 1 고유의 게임성은 일절 건드리지 않되 와이드 스크린, 최대 4K 고해상도 지원, 다국어 지원 등 여러 측면에서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리마스터를 미리 체험한 테란 레전드 게이머 이영호는 기존 스타크래프트와 리마스터의 조작감이 완전히 같다고 말했을 정도니 게임성에 의문 부호를 남길 필요는 없겠다.

블리자드가 새로운 게임을 내놓을 때마다 피시방의 수와 함께 매출도 수직으로 상승한다고 했다. 모든 피시방 점주가 두 손 들고 반길 이 소식. 동시에 쌈짓돈 꺼내 가며 게임을 즐기던 학생에서 이제는 넥타이 부대가 된 올드 스타 유저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스타크래프트의 전설을 현재진행형으로 받아들일 새로운 세대의 유저가 다 함께 화합하는 ‘스타 대명절’의 그림이 연출될 것인가? 생업에 치여 보기 힘든 그리운 친구들에게 카톡 하나 돌려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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