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 8cm의 키, 창백한 얼굴과 장발, 고스룩, 관, 장의사, 툼스톤 파일드라이버, 괴기스러운 테마 음악, ‘Death Valley’, ‘Man Of Death’. 한 레슬러를 떠오르게 하는 수식어들이다. 현지시각으로 4월 2일, 올랜도의 캠핑 월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슬마니아 33 무대를 끝으로 WWE의 살아있는 역사 언더테이커(The Undertaker)가 은퇴했다. 1990년 11월 19일, WWF에 ‘Kane the Undertaker’라는 이름으로 데뷔한 지 26년 4개월 17일(9,632일) 만의 일이다.
이날 WWE의 떠오르는 간판스타 로만 레인즈와의 싱글 매치에서 언더테이커는 체어샷과 쏟아지는 스피어 세례에 고전 끝에 패하면서 레슬매니아 커리어 통산 23승 2패를 기록했다.
https://youtu.be/CC7IbbkxoJE
1965년생인 그의 나이는 만 52세. 다소 억지스러운 세대교체 설정을 만들기 위해 이미 은퇴 시기를 한참 넘긴 베테랑을 비교적 부족한 선수의 희생양으로 삼은 WWE를 바라보는 비난의 시선도 있다. 최근 수년간 언더테이커의 이전만 못 한 경기 리딩과 체력 저하에 따른 기량 논란 또한 계속해서 제기됐지만, 이제는 모든 것들을 뒤로하고 한 레전드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그의 선택을 존중해 줘야 할 때가 아닐까.
AFKN으로 WWF를 시청하던 그 시절, 패한 상대 선수를 관에 집어넣는 검은 옷의 레슬러가 무서워서 등장 음악의 종소리만 듣고 채널을 돌렸던 적이 있다면, 오늘은 #ThankYouTaker로 게시물을 하나 올려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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