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뭔가 떠오르는가? 한국에서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그러나 전 세계로 무대를 옮기면 4월 20일은 많은 사람이 어딘가 모여 지들끼리 대마초를 즐기는 축제의 날, 일명 ‘카나비스(대마초) 데이’다. 대마초 비합법 국가에서는 합법화 운동의 일환으로 광장에 모여서 대마초를 피우고, 합법 국가에서는 누구 눈치 볼 것 없이 다 함께 어울려서 대마초를 즐긴다. 어떻게 보면 4월 5일, 식목일과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오가닉(Organic)한 것도 비슷하고 삼삼오오 모여 대마도 심고, 대마초도 피우고.
‘420’은 대마초를 뜻하는 은어로도 자주 쓰이는데, 그것은 70년대 캘리포니아의 한 고등학교 학생 무리가 방과 후 만나는 시간, 바로 4시 20분에서 비롯됐다. 4시 20분에 만나 대마초를 피우던 이들 사이에서 420은 곧 대마초를 뜻하는 은어였고, 점차 전 세계로 조금씩 퍼져나갔다.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당연히 그들도 420이 30년 뒤 머나먼 한국 땅에 전파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겠지만. 당신이 420을 지금 알았다면, 다양한 매체에 등장하는 이 숫자가 더욱 눈에 띌지도 모른다.
아마도 회사에서 일하고 있거나, 수업이 끝난 뒤 커피나 한잔 때리고 있을 4월 20일, 4시 20분에 ‘햄프씨드’라도 까먹으면서 마음만이라도 함께해보자.
VICE에서 공개한 2015년 런던 대마초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