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주변의 한 친구가 이름만 들으면 알법한, 꽤 유명한 편의점 회사에 입사했다. 서류부터 면접까지 몇 차례의 난관을 헤쳐나간 취업 영웅담을 들으며, 역시나 대기업이란 만만치 않은 것이구나 생각하던 와중 그 녀석이 꽤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면접 중 그 편의점 로고의 메인 컬러 세 가지를 말해보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함께 면접을 본 사람 중 색상을 정확히 맞춘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매일 같이 마주치는 편의점, 국내뿐 아니라 이미 전 세계에 퍼져있는 그 로고를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하며 자리에 있는 모두 골똘히 생각에 잠겼지만, 로고를 이루고 있는 삼색을 완벽히 이야기하는 사람은 이곳에도 없었다. 여러 기업은 자사의 이미지를 대중에게 쉽게 각인하기 위해 로고를 사용한다. 기업이 지니는 이미지를 쉽게 전달하고, 대중에게 호감을 주며, 기억에 남길 수 있는 로고가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데, 사람 대부분은 단편적인 이미지로 로고를 머리속에 저장해둘 뿐이다.
이에 미국의 로고 제작 업체 사인즈닷컴(Signs.com)이 재미있는 실험을 진행했다. 무작위로 선정한 150명 이상의 사람에게 유명한 로고 10개를 직접 그려보게 한 이 흥미로운 프로젝트는 많은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로고를 기억하는지 보여준다. 애플(Apple)이나 아디다스(adidas)와 같은 지극히 단순한 로고부터 풋락커(Footlocker), 스타벅스(Starbucks)처럼 유심히 지켜보지 않았다면 어려울 복잡한 로고까지. 떠올리긴 쉽지만, 이를 실제로 구현해보는 일은 만만치 않다. 멋진 로고보다는 좋은 로고를 생각하게 하는 이 실험은 그 발상만으로 흥미롭다. 당장 어떤 브랜드와 함께 로고를 떠올려보자. 긴긴 연휴 재미있는 게임이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