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이론의 실패’는 소비에트 연방의 가장 큰 유산이지만, 그 외 물질적으로도 많은 것을 남겼다. 마치 SF 영화에 나올 것 같은 거대하고 기괴한 콘크리트 건물은 여전히 그 땅에 남아 당시의 삭막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일조하며, 낫과 망치로 대표하는 공산주의의 프로파간다 포스터는 여전히 많은 이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더불어, 소비에트는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는 제어센터로 하여금 찬란했던 과거의 위용을 자랑한다.
지금에 와서야 모니터, 키보드 정도만으로 대부분을 시스템을 관리할 수 있지만, 소비에트 시대의 시스템 관리 장치는 셀 수 없이 많은 버튼과 쉴 틈 없이 돌아가는 계기판 등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디바이스의 나열로 이어진다. 이러한 컨트롤러의 조합이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지금 디지털과는 또 다른 아날로그의 매력은 왠지 모르게 매력적이다. 괜히 뭐라도 눌러보고 돌려보고 싶어지는 욕구를 들게 하는, 소비에트 연방이 남긴 이 아름다운 유산을 천천히 감상해보자. 빈티지 아이템의 이미지를 수집하는 사이트 ‘PRESENT & CORRECT’에서 더욱 많은 사진을 만나볼 수 있으니 시간이 난다면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