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국가를 오갈 때 사용하는 신원보증서 여권. 대한민국 여권은 약 170개국을 비자 없이 여행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 따져도 탑텐급 성능. 하지만 화려한 성능에 어울리지 않게 커버 및 내지 디자인을 징하게 고수하던 대한민국 여권이 파격적인 변신을 준비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가 2020년 도입을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전자여권의 초안을 공개했다. 짙은 녹색에서 남색으로 변화한 커버가 눈에 띈다. 88년 이후로 미미한 수정을 거쳤지만 녹색을 유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꽤 획기적인 변화. 공개된 이미지는 무려 10여 년 전인 2007년, 대대적인 공모전을 통해 선정한 안상수, 김수정, 박금준 등 국내 유명 디자이너의 작업물을 토대로 디자인한 것. 디자인 변화뿐 아니라 위변조를 막기 위한 보안요소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여권은 밀입국자들에게 위조하기 쉬운 여권으로 유명하다고.
어쨌거나 외향적으로 큰 변화를 꼽자면 녹색에서 남색으로의 색 변경 그리고 카리스마있던 중앙 정렬의 레이아웃이 사라졌다. 새로운 여권의 디자인은 왠지 수출용 한국드라마의 소품처럼 느껴진다. 기존의 것보다 과하게 착해 보이는 건 단지 오랜 정에서 오는 배척심일까. 결국 모두의 손에 쥐어질, 차후 공개될 최종 버전을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