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오타쿠’라는 표현으로 총칭되는 일본의 마니아 문화는 일본 문화와 예술을 견인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특정 문화나 작품을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 일생을 바쳐 사랑하고 연구하는 일본의 수많은 마니아는 일본 문화의 다양성을 지원하는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동력이다.

‘大韓の軍隊～대한의 군대～’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일본인, 정궁주는 일본의 수많은 밀리터리 마니아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한국군 밀리터리 마니아다. 본래 미카미 아키라(三神 亮)라는 닉네임의 평범한 밀리터리 마니아였던 이시이 요스케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와 드라마 “제5공화국”을 접하면서 한국군 밀리터리 마니아 정궁주(釘宮廚)로 거듭나게 된다.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은 그의 ‘덕질’의 산물은 가히 경탄스럽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다양한 시기와 계급, 보직을 총망라하는 그의 군장 컬렉션을 차치하고도 블로그에 게시되는 한국 군가와 군대 유머, 그리고 군필자가 아니면 알아채기 어려운 제식의 디테일까지 보고 나면 그의 연구 수준이 꽤 ‘리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 국내 커뮤니티 게시판에 소개된 후 국내 다양한 매체 및 지상파 뉴스에도 등장하며 일약 스타가 된 그의 모습은 수많은 화두를 던진다. 한국의 군문화가 외국인에 의해 가벼운 취미로써 소비되는 것이 자칫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우리나라의 마이너한 문화를 연구하는 타국인의 행보는 우리의 다양한 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끔 하기에 충분하다.

정궁주 공식 트위터 계정
大韓の軍隊～대한의 군대～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