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공황 시기에 수많은 연쇄 살인 및 강도를 저지르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세기의 커플 보니 파커(Bonnie Parker)와 클라이드 배로(Clyde Barrow). 흉악범임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경찰에 쫓기는 악동 커플이라는 독특한 이미지로 당대는 물론 지금까지도 수많은 예술 작품의 소재가 되고 있다. 혹자는 그들의 이미지가 지나치게 미화되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지만, 어쩌면 그들 개개인은 범죄 행각과는 별개로 꽤나 낭만적이고 감수성을 지닌 이들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보니가 시에 어느 정도 소질이 있었다는 것은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그들이 도주 중 틈틈이 적었던 친필 시와 사진이 경매에 출품되어 그들의 낭만적인 면모를 부각했다.
올 5월 4일, 댈러스(Dallas)에서 진행될 헤리티지 옥션(Heritage Auctions)의 보니와 클라이드 컬렉션은 그들의 공책, 시 몇 편 그리고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다. 공개된 시의 내용에 따르면, 악명 높은 커플은 그들이 이미 인생의 끝을 향해 가고 있으며, 감옥에 갇히거나 하지 않고 곧바로 사살될 것을 예견하고 있었다고. 할리우드에서 만들어낸 화려한 이미지와는 달리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는 먹고 살 수 없는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하는 대목 또한 눈여겨 볼만하다. 무기력한 시대, 자신들의 행위를 시로 정당화했던 그들. 걸작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굉장히 솔직하게 써 내려간 작품은 틀림없다.
보니와 클라이드 관련 물품이 경매에 나온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그들의 심정을 온전히 담은 친필 시인만큼 전문가들은 시 한 편당 10,000달러 이상의 낙찰가를 예상하고 있다. 대중문화에서 하나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그들, 보니와 클라이드 컬렉션이 누구의 손에 들어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논란의 경매를 더 알아보고 싶다면 아래의 링크를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