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의 카메라 브랜드 야시카(Yashica)의 인스타그램에 새로운 C-41 네거티브 필름 출시를 암시하는 게시물이 지속해서 업로드되었다. 3월 31일에 업로드된 ‘우린 오늘부터 네거티브에 관한 소식을 많이 전할 예정이다(We will have many Negative’s News start from Today)’라고 적힌 게시물을 시작으로, 4월 3일에는 어떤 캡션도 없는 검은색 이미지 3장과 야시카의 새로운 ISO 400 필름으로 보이는 필름의 사진이 연달아 업로드되었다. 수많은 필름이 역사의 뒤안길로 발걸음을 옮기는 요즈음, 새로운 네거티브 필름의 탄생은 응당 축하를 받을만한 일이지만 야시카의 필름 소식은 되레 수많은 필름 포토그래퍼들의 걱정 섞인 비아냥을 받고 있다.
야시카 브랜드가 필름 포토그래퍼들의 지지를 잃은 것은 2017년에 벌어진 하나의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바로 2017년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공개된 야시카의 ‘디지필름’ 카메라 Y35 프로젝트가 그것인데, 디지털카메라지만 필름과 유사한 디지털 모듈을 장착함으로써 다양한 효과를 즐길 수 있다는 아이디어로 프로젝트 공개 후 선풍적인 인기와 후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처음의 기대와는 달리 실제로 출시된 카메라는 허술한 바디와 조악한 결과물로 ‘토이 카메라와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았고, 결국 야시카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
더욱 큰 비아냥을 불러일으킨 것은 최근 공개된 위의 야시카 필름 이미지로, 필름을 면밀히 살펴본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위의 필름은 포토샵으로 합성된 가짜로, 빈 필름 캐니스터에 필름 끝을 합성하여 이어 붙인 것이며 DX 코드 또한 ISO 400이 아닌 ISO 200의 것이라고.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필름 포토그래퍼들은 ‘차라리 조금 지나친 만우절 농담이었으면 좋겠다’라는 댓글까지 달았으나, 실제 필름 개발은 거의 출시 직전 단계까지 온 듯하다.
https://www.instagram.com/p/BwBfy-mgw7u/
위의 사진들은 야시카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최근 업로드된 것으로, 실제 야시카 필름으로 촬영한 사진들을 보여주고 있다. 테스트 촬영을 해 본 포토그래퍼의 증언에 따르자면 꽤나 재밌는 필름이었다고. 수많은 비난 속에서도 묵묵하게 필름을 만들어 가고 있는 야시카의 뚝심이 왠지 불안해 보이는 것은 왜일까. 이왕 시작한 일, 훌륭한 필름의 탄생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