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주최하는 ‘FRAMEWORK 실험영화 월례상영회’가 올해의 마지막 상영작으로 뉴욕 출신의 영화 제작자 바바라 루빈(Barbara Rubin)의 “지상의 크리스마스(Christmas on Earth)”와 그녀에 관한 다큐멘터리 “바바라 루빈과 뉴욕 언더그라운드(Barbara Rubin and the Exploding New York Underground)”를 택했다.
바바라 루빈은 1960년대 뉴욕 예술과 실험적 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숨은 주역으로,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그녀의 작품은 성차별적 관습에 저항하는 예술적 포르노의 형태를 띠었다. 앤디 워홀(Andy Warhol), 밥 딜런(Bob Dylan)과 교류를 이어가던 바바라 루빈은 미술, 퍼포먼스, 음악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예술적 영향력을 넓혀갔는데, 가장 대표적인 바바라 루빈의 작품이 바로 당시 “Cocks and Cunts”로 개봉한 “지상의 크리스마스”다.
“지상의 크리스마스”는 얼굴에 짙은 페인트 분장을 한 동성, 이성애자 배우가 성행위를 하는 파격적인 장면은 물론 영사기 두 대와 라디오 한 대를 이용한 실험적 시도로 기존 영화계가 지향해 오던 화면 구성에 느낌표를 던졌다. 이를테면 영사기 A가 스크린을 가득 채운 이미지를 비추는 동안 영사기 B가 같은 스크린 안에 보다 작은 이미지 겹쳐 비추는 한편 라디오로는 록 음악을 트는 식.
“지상의 크리스마스”와 연이어 상영되는 “바바라 루빈과 뉴욕 언더그라운드”는 영화감독 척 스미스(Chuck Smith)가 바바라 루빈의 행적을 좇아 그녀의 예술 세계를 내밀이 들여다본 다큐멘터리로 60년대 미국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중심에 선 바바라의 모습을 담았다. 밥 딜런, 앤디 워홀, 앨런 긴즈버그 등 다채로운 분야의 아티스트와 교류하는 바바라를 조명하며 그녀 개인과 그녀가 예술계에 미친 영향을 짚어본다고.
60년대 뉴욕 언더그라운드 영화 신(Scene)의 잔다르크로 평가받는 바바라 루빈. 그녀가 남긴 아름다운 유산을 탐구하고 싶다면 ‘FRAMEWORK 실험영화 월례 상영회’를 통해 바바라 루빈의 내밀한 세계를 관찰해 보자.
행사 정보
일시 | 2022년 12월 15일(목), 7:30pm
장소 | 서울 중구 정동길 3 경향아트힐 2층